지중해 문명지역 문화 예술 산책 (6)
지중해변 한 민족의 이야기(2)
태초에 에덴에는 유혹하는 자, 사탄이 있었다.
세상이 창조될 때 이미 타락한 천사가 사탄이나 악마의 이름으로 천상에서 쫓겨나 지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창세 이전에 나쁜 천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여호와의 권능에 대적하자 천사장 미카엘이 동료 천사들과 힘을 합쳐 이들을 무찔러 어둠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 타락한 천사는 옛 뱀의 전신인 용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이 용을 악마나 사탄이라고 부른다. 사탄은 그를 따르던 천사들과 함께 지상으로 던져졌다.
천상에서 쫓겨난 사탄은 교만이라는 죄의 속성을 가진 어둠의 왕자가 되어 여호와가 싫어할 일만 골라서 저지르게 된다.
몽 미쉘 수도원 교회 참탑의 정상에서 사탄을 무찌르는 미카엘 천사장, 조각가후레미에(Fremiet)
미카엘 천사장과 사탄의 이야기는 구약성경에 언급되고 있지만 신약성경의 요한의 계시록에 명료하게 등장하고 있다. 계시록12장7절에 보면 “하늘에서 전투가 벌어져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그를 따르던 천사들과 싸워 이겼다. 그래서 용과 그를 따르던 천사들은 하늘에 머무를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라파엘로(Raphaël, Raffaello Sanzio1483-1520)
르네상스 시대 건축가와 화가로 명성을 얻었다. 열 한살에 고아가된 라페엘은 페루사의 도제 시절을 보내고 스무살에 플로렌스 공화국에 불려가 당시 이곳에 와있던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스승들을 만나고 다 빈치의 화실에서 작업하며 대가들의 영향을 받는다.
1508년 교황 율리우스2세의 부름을 받고 로마에서 마지막 예술의 혼을 불태운다. 로마에서 만난 라 포르나리나 여인에 빠진 사랑으로 더 유명하다. 37살 말라리아와 과로로 쓰러질 때까지 성화에 전념하며 베드로 성당의 미화 작업에 진력하였다.
당대의 비평가들도 “예술의 역사에서 라파엘로 만큼 인간의 얼굴 표정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조화롭게 담아낸 이는 없었다”고, “라파엘로 이전에 그 어떤 화가도 그와 같이 완성된 표현을 남긴 이는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라페엘로가 37세의 젊은 나이에 붓을 놓았을 때 그를 추모하는성대한 장례식이 로마에서 있었다. 그의 유해가 유명인사 묘지 판테온 신전에 놓여졌을 때 조르지오 바자리(Giorgio Vasari)는
“가장 훌륭한 화가 조각가 건축가의 삶들”이라는 책에 “라파엘로가 죽었다. 회화가 그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라파엘로가 눈을 감았다. 회화는 장님이 되었다”고 적고 있다.
용을 무찌르는 미카엘 천사, 1503-1505년, 목판에 유화 31 × 26 cm 루브르 박물관
서양에서 지옥의 사탄과 마귀들은 용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작품은 용과 싸우는 미카엘 천사장의 용맹스러운 형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림 한가운데 천사장은 균형잡힌 몸동작을 보여준다.
한 발로 마귀의 목을 누르고 들어올린 칼로는 그의 몸을 베어내려 한다.
미카엘의 펼쳐진 날개와 들어올린 오른쪽 다리, 갑옷 아래 바람에 펄럭이는 옷자락은 자기의 다리를 감싸고 있는 마귀를 두 동강 내기 위한 힘찬 준비 동작을 보여 준다.
고대 군사의 복장을 하고 하고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다. 하얀 방패에는 빨간 십자가를 그려넣었다.
하얀 바탕에 붉은 십자가는 예수의 기사이며 미카엘 성인의 십자가를 암시하고있다.
천사장 둘레로 어두운 지옥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천사장의 뒤에 죄지은 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앞에 이상한 괴물들이나 뒤편에 배치된 이해되지 않는 다양한 형상들이 보여 진다.
일반적인 해석에 따르면 단테의 “신성한 희극”에서 받은 영향이 그림에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왼편의 불타는 도시는 단테의 서사시 “신곡” 지옥편 9장의 디테(Dité)의 벽을 생각나게 한다. 불타는 무덤들은 이단에 대한 형벌을 보여준다.
머리에 두건을 두른 슬픈 무리들의 행진은 23장의 위선자들을 보여 준다. 단테는 동시대인 14세기 초의 행정관 고덴티 형제들을 예수에 대적한 바리새인들(요한11)과 비유하여 위선자로 지옥의 깊은 곳에 놓았다.
오른편으로 뱀들에게 공격받고 있는 벌거숭이들은 신곡 24장의 못된 도둑놈들을 환기시켜준다.
하늘의 전령, 천사들과 천사장들
말씀 책 가운데에 하늘과 땅 사이에, 신과 인간들 사이에 수 많은 시종들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천사장으로 기록된 대표적인 천사들은 셋이다.
미카엘 천사장은 전사로서 마귀와 싸우고 최후의 날에 승리할 것이다. 그는 갑옷을 입고 검을 들고 있다. 가끔은 인간의 영혼의 무게를 달기 위한 저울을 들기도 한다.
가브리엘 천사장은 연락책이다. 구약성경의 다니엘 예언자에게 나중에 구세주가 올것을 알려준 천사가 가블리엘이다.
이 전령의 역할은 신약성경에도 나타난다. 하얀 튜닉을 입고 머리에 후광을 입고 한 쌍의 날개를 펼치고 마리아에게 신의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라파엘 천사장은 동행하는 천사다. 그는 성경의 주인공들이 시험 받을 때 도와주고 격려하기 위하여 동행한다. 구약성경의 외경
“토빗기”에 등장한다.
성경이 기록한 천사와 타락한 천사인 마귀의 싸움은 초대 교회시절부터 중세에 전성기를 이루었고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신화 이야기 수준으로 내려갔다.
구약 성경의 하나님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하나님의 형상에 인간이 자신들의 심성을 심어 놓았다.
기록자들은 질투하는 하느님, 분노하는 하느님, 공의로운 하나님 등등 신의 성품이라기보다 인간적인 성품을 자기들이 믿는 신의 성품에 접목시켜 놓았다.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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