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확산, 한국 경제에 타격 불가피해
2017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는 제 45대 대통령 취임선서와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면서, 주요 교역 대상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세계 시장에 예측할 수 없는 막대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 핵심 노선은 보호무역주의, 대규모 감세정책, 인프라 투자,파리기후협정 탈퇴 등을 꼽을 수 있어 세계 각국과 많은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수보다는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의 경우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경우 타격이 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 동안 세계 각국이 추진했던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승리를 하는 데 최대의 공을 세운 이들은 이른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의 저학력 블루칼라 백인 유권자들이다. 트럼프는 세계화와 이에 따른 경제발전에서 소외된 이들을 향해 '미국 제일주의'와 '보호 무역주의'를 주장함따라 트럼프 신 정부의 가장 큰 정책적 변화 분야는 국제무역을 꼽게 된다.
트럼프의 초대 내각은 현역의원, 관료, 월가 출신 등 각계 인사가 내정되었고 강경파 예비역 장성 출신들이 안보라인에 등용되었다.
특히 통상정책을 담당할 상무장관, 무역대표부 대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등의 내정자들은 중국 강경파이자 미국 기업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 진용으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수장에 중국을 가짜 제품의 천국이자 미국 경제를 파멸로 이끄는 주범으로 묘사했던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중국산 저가 공산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미국의 국익을 위해 WTO 탈퇴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해 온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를, 상무장관에 철강 등 중국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지론을 피력해 왔던 월가 출신 억만장자인 윌버 로스를 지명함으로써, 중국에 호전적인 입장을 보여 온 매파들로 모두 채워져 향후 중국과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로버트 라이시저 USTR 신임 대표는 2011년 워싱턴타임스(WP) 기고문을 통해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을 비롯한 건국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보호무역주의자였다. 그 정신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무역주의는 외부의 적이 환율 조작을 통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데 일조할 뿐"이라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해 특별 관세를 부과하고 WTO에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지난 2010년 미 의회에 출석해 "미국 정부가 WTO에 무조건 맹종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었다.
한편, 2010년 이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증가하여 2015년에는 -7,526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의 공공부채는 2010년대 들어 10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0년까지 16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총 14개, 20개국과의 적극적인 자유무역을 추진했으나, 자유무역발효 이후, 2016년 달러가치 기준으로 미국은 NAFTA에서 2조 2,500억 달러, 이스라엘 FTA 1,500억 달러, 한국 FTA에서 1,100억 달러의 실질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은 자유무역 추진과 환율 조작으로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평가, 반덤핑 관세 등을 통해 중국 등 대규모 무역 적자가 발생하는 특정 국가들을 견제하고 있다.
2016년 10월 환율 조작국 평가에서 한국, 중국, 독일, 일본, 대만, 스위스 등 6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노동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과 노동시장참가율이 함께 낮아지는 현상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도 크게 감소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 경제 타격 심각 우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된다면 한미FTA 폐기 및 재협상,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의 조치가 예상되며, 이는 한국의 대미 수출 및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미FTA 폐기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 수준이 FTA 발효 이전으로 상승할 경우 2017~2020년 한국의 대미 수출 총손실액은 약 130.1억 달러, 총고용감소분은 약 12.7만 명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1.5% 감소하며 이는 2016년 한국의 對중 수출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18.7억 달러 규모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중국이 보호무역 타깃,한국에는 기회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각국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전망 전문가 앨런 사이나이(Allen Sinai) 박사(전 리먼브라더스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한국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의 고성장세는 한국에도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나이 박사는 이날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미국은 무역 문제에서 한국과 분쟁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동반자로 스탠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 서부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트럼프는 북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트럼프가 이런 위협을 제거하고 미국에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 한국과는 동맹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유로저널 안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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