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인도 경제에는 빨간불, 외교및 국방엔 파란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새로운 미 행정부가 대인도 외교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인도가 트럼프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인도는 경제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데다가, 지리적으로도 군사적인 영향력 또한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도와 미국 양국이 서로 입장을 정리하며 외교관계를 진전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긍정적인 외교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도가 경제적으로 부상하는 신흥국으로 잠재적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 협약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TPP에 가입하지 않은 인도는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전략을 구상하는 데에 있어서 여유가 생긴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대외무역 협상에서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도 미국과의 교역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TPP는 총 12개국(호주, 브루나이, 칠레, 캐나다,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미국, 베트남)의 무역협정으로 세계 총 생산(GDP)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 조치와 엄격한 이민정책으로 인해 인도 기업의 숙련된 노동력이 미국으로 오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인도 아웃소싱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됐다고 지적하며, 미국인의 일자리를 미국인에게 다시 돌려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 수출의 60%가 미국을 향하고 있어, 미국시장으로의 접근이 제한될 경우 인도의 IT 서비스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 인도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분야는 IT 및 IT기반 서비스 분야로 인도는 전체 시장규모 1240억~1300억 달러 중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산업분야는 1000만 명의 고용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도는 세계 제네릭 의약품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미국 내 의약품의 가격을 줄이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해관계와 일치하기 때문에, 인도의 제약산업이 이익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춘다고 약속했으며, 실제로 이행된다면 Ford, GM, Microsoft와 같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인도 모디 총리의 ‘Make in India’ 정책을 수행하는 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적으로는 트럼프는 선거기간 동안 중국을 미국의 주요 적대국으로 표현한 바 있어,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Pivot to Asia)’을 유지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또한, 테러에 대해 강경책을 취하는 트럼프의 입장은 인도-미국의 국방 관계가 긴밀해지는 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도-미국의 비즈니스 관계에도 추진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도는 이란과의 관계에서 연료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이란 관계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인도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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