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정당' 새누리당, 흔들리는 황교안 카드를 대안으로 제시 희망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포기한 후, 19대 대선에서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대 수혜자로 급부상했다.
황 대행의 대통령 출마 의도를 전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대행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아 오르면서 보수 후보군에서는 가장 높게, 그리고 여야 통틀어 2-3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2월5일부터 6 일까지 양일간 KBS와 연합뉴스가 의뢰해 코리아리서치센타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29.8%), 안희정 후보(14.2%)에 이어 황 대행은 11.2%를 얻어 안철수(6.3%), 이재명(6.3%),유승민(3.2%)를 제치고 전체 3 위에 올랐고 보수층 1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야군 후보의 총합은 56.6%에 이르러 민주당 지지율(43%)을 넘어선 반면, 보수 진영은 '불임정당'이라할 만큼 후보군이 지지율을 얻지 못하면서 새누리당도 황교안 총리 출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걸로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황 총리 입장도 미묘하게 바뀌는 중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황 대행이 긍정도 부정도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를 고수하며 소이부답(笑而不答·웃기만 할 뿐 답하지 않음)으로 일관하고 있어 오히려 출마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중을 높이고 있다.
황 대행은 지난해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출석해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잘라말했고,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 때만 해도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국회 본회의 출석 길에서 기자들의 출마 여부 질문에 "제가 말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습니다."고 여전히 모호하지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곳에 비해 답변의 뉘앙스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 상승으로 갈 곳 없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가 기존 주자들이 아닌, 황 권한대행에게 쏠린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출마한다고 안했지만, 불출마 선언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기대했다.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수사기한 연장 문제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역시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근 황 대행은 대통령의 자리에서 그 권한을 최소한도 속에서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후보 못지않는 민생과 국방·안보를 오간 광폭 행보로 정치권은 황 대행의 대선 출마에 의혹을 보내고 있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청취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2일 하루만도 제12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서울청사)→국회 본회의 참석→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오찬(삼청동 총리공관)→스마트공장 방문(경기도 안산 반월시화 산업단지)→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 장관 접견까지 공식행사만 5가지 이상을 수행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대선 준비가 어려운 상태에서 황 대행의 부각은 천군만마를 얻은 상황인 데다가, 황 대행의 지지율마저 급부상하면서 설연휴 직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도 옥동자가 있다”고 말한 것이 황 대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전 30일 전에만 그만두면 된다는 법률 검토도 끝냈고, 바른정당과도 보수 후보 단일화까지 염두에 둔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핵심이자 새누리당 중진 의원으로 예언가로 회자하는 홍문종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황 권한대행께서 후보 선언을 하지도 않았고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말씀을 안 했는데도 저 정도의 지지가 나온다는 것은 충분히 단일후보로서, 또 보수 후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국민이 암시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대놓고 ‘황교안 애드벌룬’을 띄웠다.
인 비대위원장은 “10% 이상 지지율이 나오는 것은 국민도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도 된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지지율이 나올 것이다." 고 덧붙였다.
하지만, 황 대행은 ‘담마진’이라는 피부병으로 군 면제 됐다는 점(지난해 군 부대 방문 당시 황 권한대행은 식판을 들고 밥과 국 놓는 곳을 헷갈려 잘못 놓았다)은 군통수권자로선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그의 법무부 장관 발탁이 최순실과 연관돼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청와대와 여의도 주변에서 파다하게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그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야권이 상대할 여권 후보로 손쉬운 상대로 황 권한대행을 뽑고 있다는 ‘역선택’의 발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국정농단의 책임 속에서 대선 후보를 내놓지 못할 수도 있는 불임정당 새누리당에서 가장 인지도와 대중성을 갖춘 인물, 반듯한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 숱한 대정부질문 속에서도 절제하며 할 말은 하는 모습, 새누리당 의원들과 만나며 들을 수 있었던 장점들을 갖고 있다는 평가는 받는 황 권한대행을 제 19대통령으로 등극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연합TV 뉴스 화면 캡쳐 >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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