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새로운 접근
벨기에와 룩셈부르트에서 지금 한국 영화 상영 중 '35mm 한국영화제'
제1회 35mm 한국영화제가 2월 3일 룩셈부르크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매년 다른 주제로 개최될 새로운 컨셉트의 테마 영화제로서의 막을 올렸다.
22일까지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제1회 35mm 한국 영화제는,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상영을 시작으로 김석윤 감독의 <조선명탐정 K: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 등을 상영한다. 세 작품 모두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벨기에, 룩셈부르크 관객을 만난다. ‘My Own Korean Cinema in 35mm’라는 타이틀로 한국 영화를 좋아하고 클래식한 문화에 애착이 남다른 유럽 영화인들의 감성을 공략한다.
2월 3일 금요일 밤, 룩셈부르크 시네마테크는 개막작 <똥파리>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붐볐다. 브리지트 테슈 아렌트 씨는 "올해에도 한국 영화를 룩셈부르크에서 볼 수 있어 기뻐요. 한국 영화를 볼 기회가 좀처럼 드문 만큼 이번 영화제가 저에겐 정말 의미있구요. 특히 35mm 영화제라는 올해 테마가 이색적이어서 마음에 진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설레었어요, 그리고 너무 재밌었구요~ "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35mm 필름 포맷의 영화만을 상영한다. 현재 일반적으로 모든 극장에서 상영하는 디지털방식의 DCP 필름이 아닌 오리지널 필름 그대로 상영한다는 점에서 개최 전부터 영화 ‘마니아’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디지털 필름에 비해 화질과 음향 효과 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며 대다수 영화관에 필름 보관과 관리가 용이한 디지털 파일 상영 방식이 보편화되었다. 오리지널 방식 그대로 35mm 필름을 볼 수 있는 것은 국제 영화제나 일부 상업영화관의 특별상영이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힘든 기회라는 점이 유럽 관객들의 발을 이끌었다.
영화 상영 이후에는 관객들을 위한 특별 리셉션이 이어졌다. 개막작 <똥파리>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소감을 나눴다. 영화를 끝까지 지켜본 이자벨라 디스트로이트 씨는 "다소 감정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감독의 연출과 시나리오가 인상적이다." 라며 "한국 영화를 떠올릴 때‘올드보이’나 최근에 본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을 꼽지만 이번에 실력 있는 한국 감독을 한 명 더 알게 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의 우수한 독립영화들로 엄선된 상영작들은 한국 영화를 접하기 힘든 현지 관객들에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룩셈부르크에 배급되지 않은 독립영화가 극장 사전 예매와 현장 판매만으로 현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룩셈부르크 개막을 시작으로 이번 영화제는 2월 한 달간 벨기에의 시네마 아방뛰르(Cinema Aventure)에서 계속된다.
벨기에 유로저널 신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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