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017년 세자르 영화제, 심사위원장 없이 치뤄진다
깐느영화제와 함께 프랑스 최대 영화제인 세자르영화제César 2017가 올해 심사위원장을 선정하지 않고 진행된다. 올해로 42회를 맞는 세자르영화제는 프랑스판 오스카영화제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Le Monde에 따르면 2017년 세자르영화제 심사위원장 불선임은 로만 폴란스키감독을 둘러싼 논란에 기인한다. 올해 위원장으로 선정되었던 폴란드 출신의 로만 폴란스키감독은 1977년 미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혐의로 기소되었고 성관계사실을 인정하면서 유죄선고를 받았었다. 폴란스키감독의 위원장 선임건이 알려진 수 많은 여성단체와 여성정치인의 시위와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폴란스키감독은 지난 1월 말 심사위원장직을 거부했다.
이 후 지난 2월 4일 세자르아카데미 위원회는 포란스키감독을 대신한 누구도 심사위원장으로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177명의 영화제 수상후보들의 오찬행사 후 영화제작자 알랭 테르지안은 ‘아무도 위원장으로 제안되지 않았고 우리는 이러한 혼란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세자르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영화제작인협회APC에서 선정하고 세자르아카데미가 승인한다.
1966년 <궁지Cul-de-sac>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공상, 2002년 <피아니스트Pianiste>로 깐느영화제 대상과 2003년 세자르영화상을 받는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폴란스키감독에게 지난 40여 년 동안 미성년자 성폭행혐의가 꼬리표로 따라다니고 있다. 당시 사건 후 보석으로 풀려난 폴란스키는 1978년 미국을 떠나고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불하면서 소송은 취하되었지만 미 법정은 그를 계속 뒤쫓아 왔었다. 2014년, 폴란스키는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 공로상 수장자로 선정되었지만 국제체포영장발부로 인해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었다.
올해 세자르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폴란스키가 선정되면서 다시 한번 그의 과거행적은 여론의 비난을 받게 되고 영화제 당일인 2월 24일 보이콧이 예고되어 있다.
여성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자신의 성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유명인이라는 미명하에 보호받고 있다며 규탄했다. 프랑스 라디오 France Culture와의 인터뷰를 가진 여성부장관 로랑스 로시뇰은 성폭행범이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세자르아카데미위원회의 선택은 충격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오렐리 필리페티 전 문화부장관은 세자르의 선택은 그들의 ‘전적인 자유’이며 로만 폴란스키는 위대한 감독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녀는 이미 40년 전 일에 대해 매번 집요하게 추궁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평하면서 트위터 등을 통한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1976년을 시작으로 영화제가 열리는 해 전년 한 해 동안 프랑스에서 개봉된 모든 영화를 대상으로 수상작을 정하는 세자르영화제가 심사위원장 없이 행사를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2월 22일 진행된 28회 영화제는 심사위원장으로 프랑스 감독 모리스 피알라를 선정했었다. 하지만 피알라감독이 행사가 열리기 한 달 전1월 11일 고인이 되고 세자르아카데미 위원장 다니엘 토스칸 뒤쁠랑티에가 2월 11일 사망하면서 영화제는 위원장 없이 두 영화인의 추도식과 함께 진행되었다.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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