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불확실성,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보다 높아질 수 있어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의 확대와 함께 국내 정치적인 불확실성 상황마저 높아져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구조개혁 지연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 브렉시트, 유럽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 미국 금리 정상화 및 트럼프 당선 등으로 주요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후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반면, 채권시장은 미국의 재정확대 기대 및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주식시장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점을 100p로 하였을 때 선진국 주식시장은 2017년 1월 말까지 106.3p로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신흥국 주식시장은 93.8p까지 급락하였다가 101.6p로 회복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채권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선진국과 신흥국의 채권시장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 반면 당선 이후에는 채권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나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점을 기준으로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시장에서 미국 채권금리가 0.64%p, 신흥국 국채금리가 0.58%p 급등하여 변동성이 또한 확대되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 이후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 가치는 트럼프 당선자의 달러 강세에 대한 발언 이후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환율조작국, 弱달러 발언 등에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환율조작국 지정 등 행정조치가 시행될 때마다 주식,채권,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내적인 불확실성 역시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말 탄핵 사태 이후 국내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의 내재 변동성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한국 경제 불확실성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시 87.6p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2012년 유로존 위기(52.8p)를 넘기면서 2014년 3월 57.3p까지 하락한 데 이어 2016년 10월 37.7p에서 12월 48.0p로 10.3p급등했다.
이와같은 불확실성의 확대는 가계의 소비 심리와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가 지연되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최근 국내 정치적 불안과 경제 정책의 혼선, 미국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 미중간 갈등 심화 등으로 2017년 1월 불확실성 지수는 과거 유럽 재정위기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불확실성 함정(Uncertainty Trap)"에 빠질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서울 서강대에서 열린 ‘2017 경제학공동학술대회’ 기조연설에 나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책당국의 걱정 1번은 항상 ‘불확실성’이다. 최근 대두하는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정책적으로 위태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 부문의 주제발표를 맡은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각국의 성장률 예측이 거의 다 빗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그만큼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우리 경제가 맞닥뜨리고 있는 불확실성 넘버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동향보다는 여러 경제적 문제를 억누른 채 해결을 지연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향배, 그리고 예측이 곤란한 달러화 가치 향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부채 한계가구가 34만여 가구에 이르는데, 금리인상으로 10만 가구 정도가 파산 지경에 이르면 정책당국이 대응할 정책 수단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일호 부총리도 “가계부채가 (소득 대비 부채비율 등) 질적으로는 감당할 수 있다해도 부채 규모 자체가 워낙 커서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과 변동성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유로저널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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