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일본과 분쟁중인 북방영토 5개 섬에 군 장성 이름붙여
러시아 정부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북방영토(쿠릴열도)에 속한 무인도에 옛 소련의 정치가와 장군 이름을 붙이면서 일본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북방영토가 제2차 세계대전 결과 러시아 영토가 됐다는 사실을 부각시킬 목적으로 무인도에 러시아 이름을 단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 8일 쿠릴열도와 그 주변에서 새로 발견된 무인도 5곳에 러시아 이름을 붙인 문건에 서명했다.
쿠릴 열도(Kurilskiye Ostrova)는 러시아 연방 캄차카 반도의 남단에서 시작하여 일본 홋카이의 북동부까지 1,200㎞에 걸쳐 뻗어 있다. 열도를 이루는 섬의 수는 56개이다. 기후는 혹독한 편으로 겨울은 길고 추우며 눈이 많이 내리고, 여름에는 안개가 많이 끼고 습윤하면서 서늘하다. 최초로 정착한 사람들은 17-18세기에 열도를 탐험한 러시아인들이었으나 일본인들이 1855년 남쪽의 섬을 점령했고, 1875년에 열도 전체까지 손에 넣으면서 자신들의 영토임을 주장했다. 1945년 얄타 협정에 따라 쿠릴 열도는 소련에 양도되었으며, 거주하고 있던 일본인들은 추방되고 대신 소련인들이 들어왔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열도의 남단부에 있는 4개의 섬들에 대한 역사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쿠릴 열도에 대한 소련과 일본의 분쟁으로 1956년 양국은 관계를 정상화했으나 평화조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사진: 구글 지도 전재>
일본 현지 언론 NHK방송과 산케이 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중 시코탄(色丹) 근처에 있는 섬에는 쿠릴열도를 점령한 소련군 지휘관 이름, 하보마이(齒舞)군도에 속하는 무인도은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때 일본의 항복문서에 소련대표로 서명한 쿠즈마 데레비얀코 중장의 이름을 각각 붙였다.
이에대해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의 무인도 명명행위에 대해 영토교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선 "전혀 없다. "고 밝히면서도 "일본 입장과는 상충해 극히 유감스럽다"면서 전날 외교경로를 통해 러시아 측에 항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가 장관은 "어쨌든 북방영토 문제 그 자체의 해결이 중요하다. 정부로선 계속 북방 4개 섬의 귀속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기본방침 아래에서 러시아와 착실히 끈기 있게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언명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러시아와 쿠릴지역에서 공동경제활동을 위한 '쿠릴 공동경제활동위원회'를 창설하며 앞으로 러시아 측과 실행을 위한 합의점을 적극 모색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최근 남쿠릴열도를 방문하여 러시아와의 협상창구에 나설 쿠릴 공동경제활동위원회 창설을 공식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앞으로 금융,농업,교통,토지 및 의료산업 등을 담당하는 실무 대표들이 대거 참여하며 민관 형태의 공동 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하며, 이외에도 수산업,관광,환경,보건의료 등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를 위한 분과 위원회로의 별도 조직이 구성될 전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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