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식생활 관련 프로,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 1편당 평균 1.2회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식생활관련 프로그램에서 시청자가 식품을 약으로 오인하게 하는 등 잘못됐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이 1편당 평균 1.2회 방송된 것으로 밝혀졌다.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김순미 교수가 한국소비자연맹과 함께 2015년 5∼9월 종편의 건강관련 프로그램 중 식생활과 관련된 3개 채널(8개 프로그램)의 방송분 82편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인용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모니터링한 82편 중 부적절한 정보로 분류된 내용은 모두 95회에 달했다.
방송 프로그램 1편당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이 평균 1.2회 포함된 셈이다. 이중 가장 높은 빈도로 방송된 것은 시청자가 식품을 약으로 혼동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체 82편의 방송분 중 24회(29.3%)에 달했다.
방송에 체험자를 등장시켜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특정 식품을 먹고 회복됐다’는 내용이 여기 속한다.
연구팀은 ‘말벌주를 1주일 먹고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다’, ‘공복에 오이고추를 먹어 4개월 만에 40㎏을 감량했다’ 등의 방송 내용를 예로 들었다.
잘 통제된 상태에서 실험한 결과가 아니라 순전히 개인의 경험에 의존한 건강 정보를 방송에서 내보내는 것은 ‘과학적인 입증이 되지 않았다’고 자막처리를 하더라도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흔한 부적절한 방송 내용은 내용 오류(21회, 25.6%)였다. 내용 오류는 전문가 출연자 중 식품영양 비전문가에 의한 잘못된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과거 영양이 결핍된 시대에 보양식이라 할 수 있었던 육개장을 ‘노화ㆍ암 예방에 탁월한 음식’이라고 소개하거나 ‘간장에 채소가 더해진 음식인 장아찌는 건강에 으뜸인 식품’으로 언급한 것”을 대표적인 내용 오류 사례로 꼽았다.
세 번째로 잦은 부적절한 방송 내용은 정보의 균형 결여로 20회(24.4%)의 방송분에서 언급됐다.
연구팀은 콩류에 속하는 렌틸콩의 영양성분을 곡류인 백미와 비교함으로써 쌀의 영양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한 것처럼 비춰지게 한 한 방송 내용을 정보의 균형성 결여의 단적인 예로 거론했다.
네 번째로 부적절한 방송 내용은 식품의 생리활성 기능을 과장한 경우(16회, 19.5%)였다. 연구팀은 ‘칼슘이 풍부한 전복은 특히 시신경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방송 내용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다섯 번째로 부적절한 내용은 방송 내용이나 자막 처리 시 시청자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는 경우(14회, 17.1%)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멸치가 국민 대표 밑반찬이란 주제로 방송 하면서 ‘멸치를 반찬으로 먹으면 칼슘 흡수를 저하시키므로 반찬으로 먹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내용,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 국민의 장 건강 상태는 사망 직전’이란 내용 등은 많은 시청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심어준 사례”라고 예시했다.
한편 연구팀은 모니터링을 실시한 8개의 방송 프로그램 중 부적절한 내용이 가장 적게 지적된 프로그램은 JTBC의 ‘프로그램 F’(1편당 평균 0.3회)였다고 밝혔다.
한국 유로저널 방창완 기자
eurojournal25@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