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화이트와인
최고급의 드라이 화이트와인은 몽라셰, 뭘소, 코르동 샬를르마뉴 등 부르고뉴지방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품종은 샤르도네라는 단일 포도품종. 마일드하고 귀품이 있죠.
보르도의 드라이 화이트와인은 간단히 말해 부르고뉴식의 품위있는 와인과, 상큼하게 영빈티지로 마실수 있는 것, 두종류가 있습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것은 뻬싹레오냥 지역의 화이트, 후자의 대표는 그라브 지역, 또는 앙트르 드메르 지역의 와인입니다.
또는 단순히 보르도블랑 이라고 불리는 것으로10유로미만의 와인들, 그중엔 잘 찾으면 5유로정도에 상당히 기분좋게 마실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수확하여 약 2.3년 된 것들입니다.
요즘 2015년도 산의 화이트와인이 많이 나돌고 있는데 이해는 아주 기후조건이 훌륭한 해로서 가볍게 마실수 있는 상큼한 좋은 와인들이 많습니다.
그냥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한 10분 전에 꺼내서 마시면 되지요. 냉장고 온도 4도는 너무 차니까요.
고급 부르고뉴의 화이트와인은 너무 차게해서 마시는 것보다 약10도에서 12도 정도로 해서 마시는 것이 그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대신 와인전용의 냉장고가 있어야 하지요.
화이트와인의 서빙온도가 높으면 프레시한 산미가 없어지고 펀펀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실내온도가 높을 때에는 병을 찬물에 담그든지, 또는 마실만큼, 잔에 따라 놓고 병은 다시 냉장고에 넣든지 합니다.
집에서 마실 경우의 얘기입니다만…
대신 레드와인은 차게해서 마시면 쓴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실온, 즉 18-20도 정도로 해서 마시는게 좋습니다.
좋은 화이트와인이라고 부를 때, 필자는 미네랄리테란 불어를 상당히 중요시 합니다.
즉, 부싯돌같은 돌냄세, 어딘가 그 멀리서 오는 아스팔트 같은 향, 거기다 화학적 냄세가 아니면서 휘발하는 것 같은 땅속의 냄세…
여기서 중요한 점 한가지가 있습니다.
때론 와인의 병을 열어서 바로 마시는게 아니고 병마개를 열어서 30분 내지 한시간 둿다가 마시면 더욱 맛이 좋아지는 경우가 상당히 있습니다.
이것은 병속에 갇혀있던 와인이 산소와 접촉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자신의 향기를 맘껏 열어 펼치는 과정이 있기때문입니다.
그걸 전문가들은 « 와인이 닫혀있다, 열렸다» 라는 식으로 표현을 합니다.
레드와인과 오크통의 관계
보르도에서 제조하는 레드와인은 대부분이 오크통 숙성과정을 거칩니다.
숙성이란 말은 두가지로 분별할수 있는데 첫 « 숙성과정 » 은 와인의 제조단계에서 시판하기까지의 공정과정의 하나이고 다음에 병입한 후 세월을 두고 묵히는 « 숙성 »은, 즉 와인이 성숙을 거쳐 늙어가는 두번째 과정입니다.
와인은 살아서 숨을 쉬는 organic 액체입니다.
따라서 « 영 와인 » 이라든지. « 올드 빈티지 » 란 말을 씁니다.
영 와인은 색깔이 자주빛에 가까운 붉은 색,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황색을 띄기 시작하며 늙어서 힘이 없어진 와인은 오렌지 색, 또는 갈색으로 변합니다.
이것은 흰바탕에 대고 잔을 기울여보면 그 가장자리 색깔로 분별할수
있습니다.
레드와인이 오랜세월을 두고 향기를 발하며 멋지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포도쥬스속의 당분이 알콜로 발효가 된 후, 그냥 병에 담지 않고 큰 스텐레스 탱크나 오크통에 담아서 잠시 휴식을 시킵니다.
이 사이에 말로락틱 발효라고 불리는 2차발효과정이 자연적으로 이루어 지거나 인위적으로 이루어 지는데, 이 과정을 거쳐서 아주 산도가 강한 포도의 주석산이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뀌고 와인이 마일드해
집니다.
그런데 왜 오크통을 쓸까요?
그것은 참나무 고유의 타닌과 맛과 향기를 추출해서 자연적으로 와인속에 녹아들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좋은 오크통은 바릴라 향, 구수한 토스트 향, 쵸콜렛트의 카카오 향, 계피향같은 것을 더해 줍니다.
화이트와인의 경우는 오크통이 버터 맛을 더해주지요.
프랑스중부의 숲에서 나는 참나무는 촘촘하게 짜인 결이, 곱고 섬세하며 은은한 오크향이 있어서 와인의 맛을 향상시켜줍니다.
미국산이나 항가리 산의 오크보다 훨씬 선호도가 높기때문에 가격 또한 월등히 비싸지요.
그러나 새 오크통을 쓰면 오크향이 너무 강하여 와인 고유의 향기와 맛을 압도할수가 있기때문에 100% 새 오크통에서 숙성과정을 거친 와인은 적어도 5년은 두어야 타닌이 녹아듭니다.
그래서 비싼 영와인을 사서 금방 마시는 사람은 바보라는 것이지요.
처음에 모를때는 이 오크향을 고급이라고 강한 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와인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오크향이 와인 고유의 향기와 맛을 카버하지 않는, 힘이 있으면서도 엘레건트한 와인을 즐기게 되지요.
이게 고급 보르도와인의 특징입니다.
우아한 맛과 향기, 그리고 삼킨 후의 긴 여운… 저절로 입맛이 다셔지는… 그리고 좋은 와인은 다 마신 빈잔을 기울였을때, 그속에 오랫동안 향기가 남아 있습니다.
전나무 향기, 버섯향, 카시스 과일향, 그리고 꿀이 섞인 터키 잎담배향 등…때론 부드러운 가죽향이 날 때도 있습니다.
이 와인의 향기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땅속 깊은 곳의 미네랄 물질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 원래 포도알 속에 있는 것도 있고, 또 포도 안의 분자가 알콜발효를 거치면서 화학적으로 생성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주 잘 훈련된 소믈리에들은 어느지방의 와인이다 라고 눈 감고도 마칩니다.
그게 전혀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그것은 즉, 땅이 주는 것이 아닐까요 ?
그곳의 토양과 미크로클리마라고 불리는 그지방 특유의 미세기후, 이 두 연주자가 연주를 할때 곁에서 도와주는게 와인메이커의 역할입니다.
영어로는 와인메이커라고 하나, 불어에는 이런 말이 없죠.
Maitre de chai ; 굳이 번역하면 작업소 소장이란 뜻입니다.
이 소장은 포도쥬스가 발효할때 액체가 끓어 넘치지 않도록 찬물을 순환시켜 발효통 속의 온도를 조절하고 발효가 끝난 후에도 좋은 색깔과 타닌이 우러나도록 포도껍질이 액체에 담겨있는 기간을 주의깊게 조절합니다.
특히 나쁜 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위생관리에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이고요.
TCA라고 불리는 이 나쁜 박테리아는 코르크를 통해 흉칙한 냄새를 와인에 옮기고 일단 들어가면 제거할 길이 없습니다.
작업소를 다 불태워야 된다고 말할 정도이니까요.
이 코르키라는 냄새와 맛이 나는 경우는 서슴치말고 레스토랑에 바꿔달라고 해야합니다.
작년에 필자는 어느 레스토랑에서 와인에 코르크 냄새가 있으니 바꿔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웨이터는 나를 보고 그 와인의 냄새를 맡더니 아니라고 잡아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동양인 아주머니가 뭘 알겠느냐고 지레짐작 한 것이지요.
나는 « 잔소리말고 디렉터 데리고 온나 ! » 했죠.
그랬더니 뒷쪽으로 가서 상담하더니 와인을 바꾸어 오더군요.
다음번엔 보르도와 영국의 관계를 얘기할까 합니다.
신 옥전
주소 : 4 rue de Bouliac 33100
Bordeaux
Mail : okjeonshin@gmail.com
Tel : 06-8266 7396
약력
2002년 보르도대학 양조학부의 DUAD테이스팅 과정을 거쳐,
Diplôme Universitaire d’Aptitude de Dégustation 학위취득.
1998년에서 2003년까지 월간여성지 ‘행복이 가득한 집’ 의 프랑스 통신원으로 프랑스생활, 와인기사등을 정기적으로 기고.
2012년부터 현재까지 보르도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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