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교차로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 겨울 동안 잠자던 개구리가 깬다는 경칩을 지난지도 한참이 지났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더니 그 말에 증명이라도 하듯이 집 앞에 줄지어 선 가로수들이 온통 연두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몇번인가 겨울 옷을 장롱 속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입기를 반복하고 있다.
어느 날은 햇빛의 따사로움에 이제 겨울이란 놈이 사라졌나보다 싶어서 조금 얇은 옷으로 갈아 입을라 치면 어느결에 "아직은 내가 여기 있지용?" 하며 찾아오는 꽃샘추위라고 부르는 얄미우면서도 제법 예쁜 친구가 찬바람이라는 자기친구를 동반하고 나타나서 나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아마도 이 겨울이란 놈이 봄에 쫒겨 가다가 교차로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서 아직도 한 두주간 정도를 돌고 돌아서 제갈곳으로 갈 모양이다. 그래도 그 앙탈스러운 꽃샘추위를 뚫고 저 산너머 오솔길에서는 봄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저 멀리 우리 조국에도 봄이 오고 있을텐데 우리들의 가슴속은 왜이리도 답답한지 모르겠다. 아마도 평화와 민주주의의 올바른 실현, 그리고 공정한 사회, 모든 국민이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국가건설을 위하여 박근혜의 탄핵을 시작으로 다수의 국민들이 아픈기억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다시 들고 나오는 촛불 때문인 것 같다.
이제 곧 새로운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고 그가 새로운 국정계획을 수립실현하여 세계 속에 내놓아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이 자랑할 수 있는 우리들의 나라, 민주주의의 올바른 실현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는 일에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되는 찰라이다.
우리는 지금 정치적 교차로에 정체되어 있다.
재치있고 능력있는 국가 운영자가 한반도의 정치개혁을 향한 핸들을 잘 조절하여 이 복잡한 교차로를 빠져나와 오는 봄을 맞이해야 한다. 3월 20일이면 춘분이다. 아무리 까칠한 꽃샘추위라도 춘분과 함께 등장하는 봄을 밀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정치계와 더불어 국민생활의 일상에도 따뜻한 봄이 비추어지기를 바란다.
현재 우리나라는 혼란에 빠져있다.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으로 별볼일 없는 민간인 최 순실 같은 여인에게 국가기밀을 누설하고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고 국가 고위 인사문제에까지 개입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대의 돈을 모금하여 그녀와 둘이서 이익을 챙기는 일 그것은 전국민에게 픈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분노하여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광장으로 나가 대통령을 탄핵했다. 그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기 때문 이었다. 국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국민들로 하여금 희망을 잃게하고, 국민들이 자괴감으로부터 헤어 나울 수 없을 정도로 국민이 맡긴 권력을 남용하였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주변 권력자들의 탐욕과 부패가 만들어 낸 참담한 일들은 더럽고 창피하여 입으로 다 표현할 수도 없다.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의 생명보호 책무에 소흘했으며 사적인 이익을 위하여 정경유착하였으며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의 위상과 도의를 망가지게 한 것 역시 탄핵되어야 될 죄목 중의 하나이다.
그 수많은 과실이 국민 앞에 하나하나 드러남에도 대통령과 그의 대변인들은 "자신은(대통령은) 아무 잘못이 없고 대통령을 함정에 빠트리고 탄핵하기 위하여 짜여진 각본"이라는 망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헌재의 재판관이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그 동안의 수사경과 과정을 설명하며 파면선고를 한 직후의 표정에서도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라는 느낌을 우리에게 주며 침묵으로 헌재의 파면선고에 불복하며 소수의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묵시적 선동이라도 하는 것일까?
지금 박 근혜가 마지막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조건 없는 승복과 즉시 청와대에서 퇴거하는 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아직도 국민들을 향한 진심어린 사과도 하지않고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에 승복메세지도 내놓지 않고 사저(집수리)를 핑계로 청와대에 머무는 그녀의 심리는 도대체 어떤 색갈일까? 무척 궁금하다.
물론, 22년이 넘는 청와대 생활에서 쌓인 추억들과 회한도 있겠지만 그것은 그의 개인적 상념이고 국가와 법적인 차원에서 짚어 보자면 한시라도 속히 퇴거해야 되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라고 생각된다.
지금, 우리는 계절의 교차로와 동시에 국가의 운명을 규정지어야 되는 국정의 교차로 위에 서있다.
이 두 교차로는 공교롭게도 똑 같은 교차로(Cross-road)이다. 교차로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첫째로 평면교차로인 회전교차로(Round-about) 둘째가 두 도로가 등급이 다른 입체교차로(Interchange) 셋째로 같은 등급의 교차로인 Junction 마지막으로 서로 종류가 다른 교차로로서 Cross-road 인데 예를 들자면 일반도로와 철도의 교차로라고 볼 수 있겠다.
겨울이 가고, 이름도 다르고 성격도 전혀 다른 봄이라는 놈과의 교차로 그리고 이제 불평등과 불공정한 적폐의 길, 그 적폐를 청산하고 아무도 억울하지 않아도 되는 공정국가건설, 자주적 균형외교원칙에 투철한 정신의 길을 향한 Cross-road에서 새롭게 나아갈 평화 촉진의 길을 향해 우리국민 모두의 힘찬 행진을 시작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진정한 주인으로서의 권력을 국민이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 국민 모두가 화합하여 새롭고 희망찬 살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계절의 교차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교차로를 지나서 따뜻하고 향긋한 냄새나는 봄, 그 봄과 같은 아름다운 나라, 국민 모두가 잘사는 나라, 희망과 평화로움이 넘치는 우리들의 나라를 꿈꾸며 우리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 온다고, 어차피 찾아올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옷 입고 분홍신 갈아신고
<이하 생략>
함께 노래하며 산너머에 도착한 봄이 오는 길로 달려가자.
유로저널 탈럼니스트
목사
전 한국 청소년 교육연합회 대표
London College of Technical, Lecturer(Social Work)
Society of Social Worker's East London(Chai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