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일하기 즐긴다(1면)

프랑스인, 일하기 즐긴다(1면)

프랑스인 대부분은 자신의 일을 즐기며 노동 만족도가 높은 반면 직장인들의 자율성은 매우 위축되어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프랑스 무료 일간지 20minutes는 프랑스 직장인 대다수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번아웃(탈진증후군)을 경험한 이가 적지않아 직장생활의 명암이 뚜렷하다는 프랑스민주노동동맹CFDT의 연구 결과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CFDT가 20만 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을 이야기하자Parlons travail>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프랑스 대선을 맞이해 ‘노동’을 정치적 주제로 부각시키고 사회 공론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CFDT는 프랑소와 피용(공화당), 브느와 아몽(사회당), 장 뤽 멜랑숑(La France insoumise), 그리고 엠마뉴엘 마크롱(En Marche) 등 주요 대선후보와의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건강, 노동시간, 노동환경, 실업, 임금, 차별, 노동조합, 파업 등20여 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프랑스인의 직장생활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7%는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이중 57%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54%는 노동의 목적이 돈은 아니라고 답했다. 직장생활이 즐겁고 유쾌하다는 응답자는 60%를 넘는다.

특히 복권에 당첨되더라도 현 직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이는 39%에 이른다. 직장만족도를 상승시키는 주요인은 무엇보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68%가 동료간 협력도가 높으며 친구의 대부분이 직장동료라고 답한 사람은74% 그리고 5명중 1명은 직장동료와 휴가를 함께 보냈다. 

노동시간에 대한 의견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42%는 법정 노동시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주 39시간이 개인의 삶과 융합이 잘 된다는 사람은 65%, 40-47시간은 2명 중 1명 그리고 48시간 이상은 30%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보다 덜 일하길 원하는 사람은 32% 그리고 66%는 더 많은 소득을 바랬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 3명중 1명은 자신의 일이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44%는 노동으로 인해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은 34%, 그리고 36%는 번아웃증상을 겪고 있다.

특히 절반에 이르는 51%는 과도한 업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으며 58%는 제대로 된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견해다. 건강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노동강화와 과중이다. 응답자 97%는 은퇴 후를 생각하며 현재의 난도를 견디고 있으며 59%는 특별히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직장 내 위계질서에 대한 불신도 읽힌다. 2명 중 1명은 상급자의 도움을 기대하지 않으며 노동의 자율성과 회사의 주요 사안결정에 대한 참여 대한 요구도 높다. 74%가 강압적 관리, 지시보다는 노동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해주길 원하고 있고27%만이 정상적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CFDT는 응답자 81%가 자신의 생활을 꾸리기 위해 일을 하지만 노동이 경제적 이유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통합과 개인의 이상을 펼치기 위한 핵심공간이 직장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CFDT의 조사는 프랑스에서 프랑스인과 노동의 관계를 비롯해 노동자의 삶을 다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이례적 연구라는 평이다.

<사진출처 : 20minutes>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urojournal18@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