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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목사 칼럼 마음을 파는 백화점
(4)
영혼이 가는 길
“내가 죽거든 얼마 안 되는 재산 가지고 형제들끼리 다투지 마라.”
“ ….”
“그리고 장지는 뒷골 네 어머니 묘 곁에 하면 되고.”
“ ….”
“내 몸을 만질 사람으로는 새터 종갑이를 불러라. 내가 어릴 때부터 돌봐 줬으니 나를 더럽다고 아니할 게다. ”
“아버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대로 시신을 모셔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영혼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내가 하늘나라에 가고야 싶지. 그런데 이젠 늦었다. 무슨 공로가 있어야 가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은 특별했다. 6.25 이듬해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우리 집은 어려워졌다. 당시 젊으셨던 아버지는 여러 곳에서 재혼을 권고 받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우리에게 말씀하시길,
“우리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같이 살고야 싶지. 그러나 좋은 사람 만나기가 그리 쉽냐?”
아버지는 어리실 적에 계모 밑에서 고생하는 친구들을 너무 많이 보셨다. 그래서 우리 5남매를 계모 밑에 두기가 싫으셔서 재혼을 포기하셨다.
그 아버지 덕분에 우리 다섯 남매는 가난하고
어려웠으나 행복했다. 그런 아버지가 이제 세상을 떠나시려고 유언을
하셨다. 나는 이제 아들로서, 목사로서 아버지의 영혼이 제일 안타까웠다.
며칠 전에도 복음을 전하려 했으나 아버지께 노여움만 샀다. 유언을 마치신 뒤 나는 아버지께 영혼의 갈 곳을 물었다. 아버지께서는 긴 한숨을 쉬면서
“나는 늦었다. 무슨 공로가 있어야 하늘나라에 가지.”
라고 하셨다. 나는 아버지께 조용히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하늘나라는 우리의 공로나 선행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스스로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을 만큼 선하거나 의로운 인간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셔서 우리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형벌을 받으시고 또 의를 이루셨다. 믿음이란,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나는 조용히 아버지께 예수님이 우리 죄를 씻으신 것과 주님의 행하신 의롭고 거룩하신 공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기를 권해 드렸다. 아버지의 마음은 놀랍게도 변해 있었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마음은 세상의 모든 욕망을 내려 놓으셨던 것이다. 아버지는 죽음 앞에서, 공로 없는 죄인의 입장에서 하늘나라에 가실 모든 준비를 마치신 믿음의 사람이 되신 것이다.
아버지는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부끄럼 없이 설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갖추셨는데, 그 모든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었다. 아버지는 마지막 가시는 길에 친구들을 불러 예수님을 믿으라고 간곡하게 부탁하셨다. 그리고 운명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아버지 영혼을 구해 주신 주님, 아버지를 위해 모든 것을 이루신 주님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