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세계 3번째 큰 폭 하락에 수출기업들 골병
4월 25일 현재 1 달러 1126원, 1 유로 1224.75원, 1파운드 1442.46원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증시에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지난 1분기 달러당 90원까지 급락(원화 가치 상승)하면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강달러 경계 발언’과 환율조작국 이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점진적 금리인상 계획 등으로 달러가 약세로 전환된 데 따른 영향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가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을 보이며 회복세를 보이는 점,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로 외환 당국의 개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 등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투기세력이 대거 원화 강세에 투기성 베팅을 늘린 탓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1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118.4원으로 전분기말(1207.7원) 대비 89.3원 하락했다. 원화값이 3개월 동안 미 달러화 대비 8.0% 절상된 셈이어서, 주요 20개국(G20,평균 3.7% 절상)을 놓고 보면 독일 등 유로화 사용국과 고정환율제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15개국 가운데 멕시코(10.7%) 러시아(9.5%) 다음으로 높아 3번째로 높은 절상률을 기록했다.
원화는 주요 통화에 비해서도 절상 폭이 컸다. 주요 15개 통화 중 멕시코(10.7%)와 러시아(9.5%)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원화는 또 엔화 대비 3.5%, 위안화 대비 6.6%씩 절상됐다. 된 영향이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많은 수출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취임으로 올 1분기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연말 다수의 국내외 투자기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평균 1200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상담 등에서 사업 환율을 달러당 1200원 이상으로 생각했던 기업들로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정유업체인 S사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5조2001억 원으로 52%나 증가했지만 환율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한 3239억 원에 그쳤다. S사는 영업이익 중 900억 원가량이 환율 영향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환리스크 관리시스템에 힘입어 영업외손익에서 1800억 원의 환차익이 발생,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못했다.
1분기 국내 은행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24조1천억 달러로 전 분기(198억5천억 달러)보다 25억6천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스왑(105억1천만 달러, +13억3천만 달러), 현물환(91억2천만 달러, +7억2천만 달러), 선물환(4억4천만 달러, +2억2천만 달러) 거래가 모두 늘었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 규모는 367억 달러로 전분기(361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G경제연구원은 조만간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1150원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연말 전망치인 1170원보다 약 20원 정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애초 달러화 강세에서 약세로 전망을 바꾼 셈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적으로 1100~1150원의 박스권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 변동 폭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한 달러를 선호하지 않고,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 등이 완화정책을 거둬 달러화 강세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국 유로저널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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