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발 악재로 금융 위기 우려 고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유로화 초강세, 미 베이스턴스 사태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가 자국 기업 및 금융기관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시장 위기가 확산되면서 미국과 영국 등에서 금융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는 규제 기관들이 제도적 결점을 드러내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18일자 보도를 인용해 아시아경제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베어스턴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활동을 분리시킨글라스-스티걸법(Glass-Steagall Act)의 유산이랄 수 있는 규제기관의 구조적 결점을 노출시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베어스턴스 위기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투자은행에도 재할인 창구 접근을 허용하는 새로운 대출창구를 전격 개설, 글라스-스티걸법의 유산인 규제분산에 따른 도덕적 해이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미 연방은행이 규제 대상에 들어있지도 않는 투자은행들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지난 가을 모기지 전문은행인 노던 록 위기 사태가 불거지면서 규제시스템의 결점이 드러났다.
노던 록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과 금융감독청(FSA), 그리고 재무부로 3분화된 영국의 금융감독 시스템은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살만큼 잘 작동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노던 록 위기가 터지면서 세 기관사이 유기적 협조에 문제가 드러나는 등 결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유럽대륙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국경을 넘는 유럽은행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를 대처할 로드맵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편 독일 경제계도 유로화의 초강세와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위르겐 투만 독일산업연맹(BDI) 회장은 18일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차이퉁 회견에서 “유로화 강세는 유럽 최대의 독일 경제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정치권은 아직 유로화 강세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독일 경제에 유로화 강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도 미국발 악재로 유럽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현재의 금융위기는 금융시장의 자율 기능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커만 회장은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하며 정부, 중앙은행, 민간은행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