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反)국제주의로 EU-중국 협력 시대 열리나
유럽연합 (European Union, 이하 EU) 이 미국이 등 돌린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위해 중국과 손을 잡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체제 이후 국제 사회에 스스로를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자처해 온 중국이 이번 기후변화 사안에서도 미국의 빈자리를 채워 세계적 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영국 공영 방송 BBC와 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즈 등 복수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및 벨기에 등 유럽을 방문 중인 중국 리커창 총리는 지난 2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중국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해당 자리서 리 총리는 EU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파리기후변화협정 준수를 명시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등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중국이 고립주의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의 빈자리를 메꿈으로 EU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발언권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이번 공동선언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역사적 성취이자 지켜져야만 하는 약속’ 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EU와 중국의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에너지 효율성 강화, 저공해 캠페인과 같은 환경보호 방안 또한 논의했다.
한편,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시장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EU는 중국을 돕기 위해 1천만 유로를 지원 할 것을 약속했으며, 양측 모두 개발국들의 화석연료 감축과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2020년까지 매년 1천억 달러씩 지원하는 방안 또한 검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9월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시진핀 주석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파리기후변화협정 비준을 전격 발표 한 바 있다.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정치적인 성과로 내세우는 오바마 정부에 중국의 든든한 후원을 약속 한 선물이자, 중국이 국제사회의 주도권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임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2017년 새롭게 출범 한 트럼프 정부는 당선 전부터 기후변화 대응에 꾸준히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해왔으며, 결국 이번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의 전격 탈퇴를 공표했다. 참고로 미국은 중국의 뒤를 이어 탄소 배출량 2위 국가로서, 지구 온난화 및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질 도의적 의무가 따른다.
이에 블룸버그 통신 등은 중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탄소 배출량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리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EU와 손잡고 미국의 빈자리를 꿰찼다고 설명했으며, 또한 덧붙여 “중국은 리 총리의 유럽 방문을 통해 기후변화뿐 아니라 자유무역에서도 세계 선두주자로 올라 설 기회를 만들고있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지난 달 31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와의 회동을 통해 세계무역기구 (World Trade
Organisation, WTO) 의 규칙 및 양국의 무역 자유화 진흥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WTO 시장경제국 지위 부여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1년 12월 WTO에 가입했지만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지난 해 시장경제국 지위국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과 EU의 반대로 무산 된 바 있다.
<사진 출처: AFP 통신 캡쳐>
영국 유로저널 이진녕 기자
eurojournal24@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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