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추가배치 보고 누락(은폐), 엄중 문책과 함께 군 개혁만이 해결책
박근혜 전 정권이 대한민국의 안보 정책과 전략에 대한 기록을 모두 폐기해 문재인 새 정부에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단 한 장의 기록물도 남기질 않았고, 컴퓨터내 각종 자료들마저 모두 파기해 새 정부에 '엿' 먹인 것에도 만족치 않고,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비공개 추가반입'까지 '보고 누락이 아닌 은폐'를 저질러 논란이 일고 있다.
국운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안보 정책과 전략의 폐기는 그 동안 안보장사로 지지세력들을 끌어 모아왔던 박 전 정권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실험으로 남북관계가 최고조의 위기 상황으로 국가의 안위가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가의 안보를 자신들 정권 유지의 도구로 사용한 후 물러나면서는 '국가 안보는 나몰라라'식으로 팽개치고 유기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주한 미군이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사드 1개 포대의 6기 발사대 중에서 지난 달에 이미 배치된 발사대 2기 외에 나머지 4기도 모두 국내에 반입됐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국방부는 공식 확인한 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새 정부에는 제대로 보고조차 하질 않았다.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중시하는 사드 배치 문제를 처음 보고하면서 민감한 내용으로 누락시킬 수 없는, 몇 기의 사드가 배치 되었는 지를 보고에서 누락시킨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게다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가 국방부 정책실장 등을 조사한 결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를 위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이라는 문구가 있었으나 수 차례 감독 과정에서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4기 추가 반입을 파악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이를 물었지만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사드 추가 배치를 현직 국방부 장관이 몰랐다는 말은 '정말 이것은 나라도 아니다'고 말할 수 밖에 없고, 알면서도 보고에서 누락했다면 당연히 국기문란이다. 결국 은폐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국방부가 사드 보고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 장관에게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결국,국방부가 현재 성주 기지에 배치된 발사대 2기 이외에 4기를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이미 주한미군이 국내에 들여왔다는 사실을 애써 숨기려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와 같이 중대 안보 현안인 사드 관련 정보에 대해 국방부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군 통수권자에게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은 ‘중대한 과실(누락이 아닌 고의 은폐)’이자 국기문란 행위로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김관진 전 안보실장 등 지난 정부의 안보라인을 엄정히 문책해야 한다.
또한, 청와대는 조사를 통해 지난 3월 발사대 2기 반입 때는 한미가 이를 공표했음에도 나머지 4기 반입은 일부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왜 숨겼는지, 또 국정기획자문위 보고에서는 왜 누락시켰고 이후 추가 보고 과정에서 장관까지도 감추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법이나 규정 위반이 있었다면 관련자 문책은 당연하다.
더구나 사드 추가 배치 보고를 누락한 것이 미국의 보안 유지 요청을 감안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명백한 국기문란이자 문민통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을 눈앞에 두고 무리하게 배치를 주도한 것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었다. 당시 김관진 안보실장은 탄핵으로 대통령 업무가 정지된 사실상 권력 공백 상태에서 미국을 두 차례나 방문해 급하게 사드 반입을 진행했다. 미국 새 정부의 사드 비용의 한국 전가 움직임을 김 전 실장은 진작 알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감사원이 3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선정에서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직접 개입해 이미 결정된 보잉의 F-15SE를 정무적 판단을 내세워, 록히드 마틴의 F-35A로 급선회하는 등 도입 결정 과정에 대해 감사를 시작한다는 것이 매우 의미심장하게 국민들에게는 와 닿는다.
문재인 정부는 합리적인 정책 판단을 위해 국방부 조사는 말할 것 없고 비판을 감수하며 배치를 서둘러 놓고, 새 정부에 인수인계할 내용이라고는 A4용지 한 장도 남겨 놓지 않은 김 전 안보실장의 조사를 비롯해 지금까지의 과정을 꼼꼼히 파악해 6월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
또한, 이번 사드 보고 누락(혹은 고의 은폐) 사건은 강도 높은 국방개혁의 필요성이 요구받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으로, 국방부 자체 역량과 논리로는 군의 적폐를 청산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진 만큼 새 정부는 국방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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