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를 쓰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의 1 백30여가구가 최근 실시 된 영유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해 오스트리아로의 망명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뉴스를 전하는 더 로클과 영국 공영 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달 0~6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홍역, 뇌수막염, B형 감염 등 전염병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맞아야 하는 백신의 수를 4가지에서 12가지로 늘렸다.
이탈리아가 취학 전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을 전면 의무화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 법령으로 인해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부모는 현행 벌금의 30배에 이르는 최소 5백에서 최대 7천5백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된다. 해당 법령에는 벌금 조항 이외 친권을 박탈 할 수도 있다는 조항이 포함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백신 반대 운동가인 라인홀트 홀저는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오스트리아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 그리고 스위스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홀저는 “아이들이 백신으로부터 오염되도록 놔두지 않겠다” 며, “망명은 전쟁을 피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덧붙여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처럼 백신 접종 여부는 선택사항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BBC는 백신에 대한 음모론 및 부작용이 현재 인터넷에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으며, 이에 대해 영향을 받은 부모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sation, 이하 WHO) 는 매년 크게 떨어지는 이탈리아의 예방접종률에 주의를 준 바 있다. WHO는 백신접종률 95%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2세 유아의 백신접종률은 2013년 88%, 2014년 86%, 2015년 85.3%로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여왔다.
특히 올해 들어 홍역이 크게 유행하면서 백신접종과 관련된 논쟁이 크게 떠오르며 이 같은 사회적 논란이 정치적으로까지 번졌다. 2015년 250건이던 이탈리아 내 홍역 발병 건수가 지난 2년 간 기하학 적으로 증가하며 작년에는 840건, 올해 4월 말까지 1천700건을 넘어서자, 정부가 이탈리아 내 접종률 하락 책임을 야당에 씌워 이에 대한 논쟁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 된 실정이다.
<사진 출처: B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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