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생활방식 비타민 D 부족, 어린이 아토피 악화시켜
햇볕을 쬐면 몸 안에서 생성되는 ‘선 샤인 비타민’인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주요 알레르기 질환이 아동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전체 환자 중 12세 이하가 190만4천명으로 1/3을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30대(86만 8천명) 13.7%, 40대(81만 7천명)가 12.8% 순이었다.
천식은 전체 환자 중 12세 이하(58만2천명)가 35%로 가장 많았고, 60대(19만 4천명)가 11.6%로 파악됐다.
아토피 피부염은 전체 환자 가운데 12세 이하(45만4천명)가 48.6.%로 절반에 육박했고, 그 뒤를 이어 13세~19세(11만8천명)가 12.7%, 20대(11만 명) 11.8% 순으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아동청소년기에서 환자가 집중됐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장광천 교수는 “아동, 청소년 시기는 아직 신체의 발달이나 면역의 성숙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며, 출생 전 태아기 상태의 환경과는 다른 출생이후의 환경적인 노출, 음식 변화, 감염 등 여러 가지 외부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많은 시기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아토피는 발병원인 파악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쉽게 낫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아토피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각종 화학물질에 오염된 공기와 먼지, 자극적인 인공조미료, 과도한 스트레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습도와 온도의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아 겨울이나 여름에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특히 성인 아토피도 소아 아토피와 원인은 같지만 소아 아토피가 주로 환경오염이나 화학 첨가물의 과다 섭취에 의해 생긴다면 성인 아토피는 지나친 스트레스가 주된 악화요인이다.
아토피피부염은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얼굴이나 팔과 다리 등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로 인해 불면증, 정서장애, 학습장애, 환경 적응 능력의 감소, 사회적 활동력의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심한 가려움과 습진을 동반할 경우 마치 피부를 청결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거나 전염성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오인돼 대인관계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울산대병원 피부과 서호석 교수팀이 2013∼2014년 이 병원을 찾은 아토피 피부염 어린이(19세 이하) 61명을 포함한 총 181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한 메디컬투데이 보도에의하면 아토피 어린이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낮을수록 아토피 발병에 기여한다기보다는(기존 아토피 환자의) 증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햇볕 노출시간이 길수록 어린이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높았고 대상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혈중 비타민 D의 농도는 낮았다.
서호석 교수팀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선크림ㆍ모자 등의 사용이 많아지고, 과도한 학업 부담 등으로 인해 햇볕을 쬘 수 있는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한국인의 비타민 D 부족 또는 결핍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혈액 1㎖당 15ng(나노그램, 10억분의 1g) 미만이면 결핍, 15∼20ng이면 부족, 20ng 이상이면 충분한 상태로 판단했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86.8%ㆍ여성의 93.3%가 비타민 D 부족 상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토피 어린이의 83.6%, 건강한 어린이의 83.3%가 비타민 D 부족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구화된 생활방식으로 햇볕을 충분히 쬐기 힘들어진탓으로 여겨진다. 최근엔 비타민 D는 면역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교수팀은 “최근 국내에서 아토피 등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은 서구화된 생활방식 탓에 햇빛 노출 시간이 줄어 비타민 D가 부족하게 된 것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유로저널 김용대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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