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 첫 개혁과제가 '검찰개혁'임을 명심해야
검찰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직무수행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되도록 법으로 규정돼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검찰은 그 동안 검찰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 보니, 권한남용과 직무유기로 전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가진 권력 집단이 됐다.
촛불혁명 속에서도 박근혜, 최순실에 줄을 선 정치검찰 중 우병우를 포함한 검찰단은 늑장수사,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로 한통속이 되어,단 한 명도 단죄하지 못해 결국은 특검을 통한 수사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구속되었다.
또한, 지난 정권에서 검찰이 청와대 하명으로 온갖 곳을 뒤집고 헤집은 결과 사실상 죄 없는 사람 두 명이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다.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엉뚱한 혐의까지 붙잡고 늘어져 사람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넣는, 법을 가장한 정치 폭력을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공약의 핵심이자, 현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 혁명의 첫 번째 개혁과제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독립기구로 신설하는 검찰 개혁 방안,그리고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검찰 수장이 된 문무일(56) 신임 검찰총장은 역대 검찰총장들 누구나 앵무새처럼 밝혀왔던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탈정치화’를 강조하면서, 그 동안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영향을 미쳐온 ‘정치검찰’이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두 가지 검찰 개혁 과제에 대해서 부정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24일 국회 법사위의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수사와 기소는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사전에 문서로 제출했고 청문회 장에서도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공수처 신설안에 대해서는 “성공한 특검 시스템을 제도화시키는 방법”을 주장하는 등 검찰의 주류적 시각을 대변하듯 했다.
2천여명 검사들을 지휘하는 수장으로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앞장서 설파해도 시원찮을 판에,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으로 일관해 취임 이후 검찰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개혁에 동참할 지가 궁금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총장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도 대만 학자 난화이진(南懷瑾)이 자신의 저서『논어별재(論語別裁)』에 수록한 한시를 인용해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이 시는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2014년 3월 대검찰청 간부회의에서 인용했던 시로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뜻을 담고 있는 데, 김 전 총장도 이 시에 대해 “하나의 하늘을 두고 이렇듯 요구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각자 자기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런 시를 문 총장이 문 대통령 앞에서 읊었다는 것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것처럼 검찰 개혁 방향에 관해 문 대통령과는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불러 일으켰다.
문 총장은 검찰과 정치권력의 뿌리 깊은 유착, 끊임없이 터지는 내부 비리로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검찰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인내의 한계에 다달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와 현 정부도 검찰개혁이 잘못되면 모든 개혁이 길을 잃는다는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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