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찾아 떠나는Grand Tour 1-2
1-2. 낭만의 도시 베니스에서
나 : 올 해 총 감독인 크리스틴 마셀(Christine Macel)이 "예술가와 함께하는, 예술가에
의한, 예술가를 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이번 비엔날레의 국제전(본전시)은 살펴본 바와 같이, 아르세날레에서 51개국
120명의 작가가 초청되어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에는 국가관을 살펴보겠습니다. 국가별 커미셔너가 자국의 현대미술을 소개하기 적합한 작가들을 선정해 꾸미는
경연장인 국가관에는 2년
전보다 4개국 적은 85개국이 참가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만한 국가관 전시로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관과 그리고 블랙마운틴 칼리지의 명예를 기리고자 한 프랑스관, 위트가 돋보이는 오스트리아관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관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관 안 전경
먼저 독일관부터 가 볼까요?
현재 독일예술을 대표하는 작가 안네 임호프의 퍼포먼스
“파우스트(Faust)”를 선보인 독일관은 억압과 저항, 고독과 공포, 공존과 개개인 간의 소통의 부재, 예술가(Artists, Perfomers)와 관객 등 다양한 관계를 다루며 독일의 역사에 대해 반성하고 고찰하면서도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서희 (학생1) : 바닥, 벽, 천장 등 웅대한 규모의 독일관 공간 전체를 사용하는 거대 스케일과 음악, 시각 예술(사진 등), 퍼포먼스, 설치, 매스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합한(synthesizing) 총체 예술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통해 작가 임호프는 진지하고 심오한 주제를 깊이 있게 풀어내면서 독일 예술을
대변하여 그 저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독일관 퍼포먼스의
한 장면
나 : 네. 독일관에서는
모든 공간을 활용하는 거대한
크기(enormous size)의
모든 예술장르를 아우르는 통합예술(Synthesizing art)를
보여주었습니다.
서희 (학생1) : 퍼포먼스, 음악, 소리, 설치를
통해서 저는 우리가 살면서 느꼈던 공포, 두려움, 억압
등의 감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독일관 퍼포먼스의
한 장면
나 : 다음으로, 옆 건물인 프랑스관으로 가 봅시다.
프랑스관은 예술의 장르를 막론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어우러져 공부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예술의 자유 의지를 보여주었던 블랙마운튼 칼리지의 많은 예술가들의 노력과 열정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건축가와 뮤지션의 협업으로 두 군데의 디자인된
공간에서 색다르고 창의적인 악기의 즉흥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프랑스관
전경
서희 (학생1) : 시작하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았고, 악보도 없이 진행되었던 콘서트장은 온 몸의 감각으로 느끼고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저는 무대와 관람석의 구분 없이 뮤지션들과
같은 공간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조화롭게 화합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관 콘서트의
한 장면
진영
(학생2) : 저는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즉흥적인 연주를 통해 온 몸의 감각을 깨우는 체험으로 베니스의 더위도 잊을 만큼 함께 즐기는 정신적 소통의 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나 : 이제, 내면에서 솟는 무한한 상상력을 위트와 재치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는 오스트리아관으로
이동해 봅시다.
서희 (학생1):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물들의 공간을 다른 방법으로 직접 느껴본다거나 설치된 버스
안에 들어가 밖으로 뚫린 구멍으로 손을 내밀어 적혀있는 지시문대로 “세상을 만져보는” 행위들은 예술이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오스트리아관에
전시된 한 작품
나 : 마지막으로 한국관으로 가 볼까요?
한국관은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인 이대형 큐레이터가 커미셔너를
맡고, 작가 코디최와 이완씨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인권, 빈부, 세대간 불균형을 다루는 이번 한국관의 전시 주제는 카운터 밸런스(counter balance, 균형을 잡아주는 평행 추)입니다.
이대형 큐레이터는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인 크리스틴 마셀이
내세운 주제 “비바 아르테 비바(만세, 예술 만세)”에 대응하여 한국의 근현대사와 뒤틀린 가치, 갈등을 이해하고 균형을 찾는 예술의 본질적인 역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서희 (학생1): 작가 코디 최의 작품인 한국관의 외관은 일확천금의 꿈을 꾸는 마카오나 라스베가스의
카지노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네온사인들을 가지고,
비엔날레에 모여 예술 투자와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듯 했습니다.
한국관의
외관
한국관 안에는 Mr.K라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 사회를 보여주는 작품과, 식사를 위해 얼마 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지 묻는 ‘고유시(Proper time)’ 라는 이완 작가의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Mr.K의
삶을 보여주는 이완 작가의 작품 전시 전경
나 : 한국관은1995년, 비엔날레 창립 100주년 때 백남준 작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백남준 작가는 1993년 독일관에 참여해서 한국인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이후로 전수천, 강익중, 이불, 임흥순, 서도호, 양혜규, 김수자와 같은 예술가들이 참가했고, 56회 부대전시로 <단색화전>을 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전수천, 강익중, 이불 작가는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고, 임흥순 작가는 은사자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영
(학생2): 이번 한국관
전시는 대통령의 문제, 쿠테타, 이데올로기, 근대화와
자본주의의 문제, 우리들의
시간의 본질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수 십년간 수집한 신문, 쪽지, 편지, 잡지, 그리고 사진
등이 다소 산만하게 전시되어 있어서, 작가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나 : 네. 많은 자료들이
나열되어 있었으나, 작가가 내고자
하는 목소리가 분명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세계적인
관람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한 전시였습니다.
Mr.K의
삶을 보여주는 이완 작가의 작품 전시 전경
나 : “갈등과 충격으로 가득한 오늘 날 세상에서 예술이야 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최후의 보루이며, 개인주의와 무관심에 대항하는 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예술가의 책임과 목소리,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라는 총감독 마셀의 말처럼, 지금까지 살펴 본 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디니 공원의 국가관에서는 불확실한 현실, 인간의
본질, 그리고
삶의 즐거움 등의 주제들을 각 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예술을 통해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서희 (학생1):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의 베니스라는 도시에서 예술가들의 소통과 교류를 통한 에너지의
동화와 확산은 그들 뿐만 아니라 비엔날레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 같았습니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실험정신은 분명 예술계의 활기와 동력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진영
(학생2): 저는 아름답고
자유로운 도시 베니스에서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실험적인 예술 작품을 만나 오감과 직관을 최대한 열수 있었습니다. 말그대로 예술
만세 예술(비바아르테비바)을 경험했습니다.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Grand
Tour 2-1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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