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 ‘시간 부족’ 현상 계속돼
현대인들이 느끼는 만성적인 ‘시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5%가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런 현상이 최근 몇 년 동안 비슷한 수준(15년 75.1%→16년 71.3%→17년 75%)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간(time) 소비’와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 결과,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20대 78.4%, 30대 80%, 40대 76.8%, 50대 64.8%)을 더욱 많이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성별에 따른 시간 부족 경험(남성 74.2%, 여성 75.8%)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직업별로는 직장인(80.1%)과 공무원/교사(85.3%), 전문 경영인(84.5%)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좀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리적인 시간보다 심리적 시간 부족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주로 ‘심리적’인 원인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실제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서(30.5%)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라고(63.3%) 생각하는 소비자가 훨씬 많은 것이다. 바쁘고, 정신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시간의 압박을 많이 겪게 되는 현대인들의 비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적 시간의 부족을 원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2015년에 비해서도 소폭 증가(15년 61.5%→17년 63.3%)하였으며, 특히 여성(65.7%)과 20대(65.3%) 및 40대(70.3%), 그리고 취업 준비생(84.4%)이 심리적으로 시간에 많이 쫓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야 하는 일(공부)이 많다는 생각이 지배적
시간 부족을 느끼는 상황으로는 해야 하는 일(공부)이 많다는 생각이 들 때(43.2%,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젊은 층일수록 일과 공부의 압박을 많이 받고(20대 51.5%, 30대 44%, 40대 41.7%, 50대 34%)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이 많거나(39.7%), 쉬는 시간이 확보가 안될 때(38.5%)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막연한 불안감이 들거나(36.7%), 지금 하는 일(공부)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는(32.5%) 경우에도 시간 부족을 많이 체감했다.
대체로 연령이 낮을수록 막연한 불안감(20대 42.3%, 30대 37%, 40대 34.4%, 50대 32.1%)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20대 39.3%, 30대 30.5%, 40대 32.8%, 50대 26.5%) 때문에 시간 부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이렇게 만성적인 ‘시간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여전히 쟁취하기 어려운 꿈에 가까워 보였다. 현재 충분히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43%)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저녁이 있는 삶에 더욱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시간 부족 느끼는 편 36%, 못 느끼는 편 66.4%)이 확연했으며, 다른 연령에 비해 40대가 저녁이 있는 삶(20대 45.6%, 30대 43.6%, 40대 38.8%, 50대 44%)과 가장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결과였다.
역시 평소 시간 부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쁜 삶에 대한 회의감(시간 부족 느끼는 편 56.3% 못 느끼는 편 24.5%)이 강했다. 또한 10명 중 4명(42.8%)은 너무 여유가 없어서 삶이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부족한 시간, ‘여가시간’과 ‘수면시간’
최근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시간의 유형은 여가 시간(84.1%, 중복응답)으로 성별(남성 83.8%, 여성 84.4%)과 연령(20대 84.4%, 30대 86.4%, 40대 82.4%, 50대 83.2%)에 관계 없이 나만을 위한 여가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공통적이었다. 또한 수면 시간(68.9%)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매우 많았는데, 특히 30대(76%)가 수면부족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업무 및 공부 외 집안일 등의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시간(46.7%)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중장년층(20대 36.8%, 30대 42.8%, 40대 53.2%, 50대 54%)을 중심으로 많았으며, 공부시간(40.9%), 식사시간(22.7%), 업무시간(20.2%)의 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뒤를 이었다. 한편 평소 여가시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집에서의 휴식(65.6%, 중복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화를 보고(43%), 친구 및 지인을 만나고(37.9%), 부족한 잠을 보충하며(36%), 운동(35.7%)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으며, 산책(28.6%)과 쇼핑(28%), 독서(27.1%) 등을 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유로저널 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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