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집권 4개월만에 상원 선거 패배
지난 9월 24일 프랑스 상원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전진하는 공화국’당은 마크롱의 지지도 폭락을 반영하는 듯 2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기존 상원의원들의 참여로 29석이었지만 전진당에서 새로 출마한 후보들이 모두 낙선함으로써 목표치였던 50석에 훨씬 못미치는 소수당에 머무르게 되어 추후 입법 추진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반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참패했던 좌파 사회당은 86석에서 81석으로 줄어 약간의 의석을 잃는 데 그쳤지만 우파 공화당은 142석에서 159석으로 늘어났다. 극우파 국민전선은 2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극좌파인 공산당은 10석을 얻어서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했다.
간접선거로 선출되는 프랑스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선거를 치러 전체 의석의 절반씩 교체한다. 하원의원과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선거인단으로 구성되는데, 이번에는 총 7만5000여명이 투표했다. 하원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전진당이지만 선출된 국민의 대표들이 뽑는 상원 선거에서 불리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대선과 하원 선거 후 몇 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마크롱 대통령과 전진당이 참패함으로써 그가 추진하는 개혁 정책들의 당위성은 훨씬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과반수 차지한 우파 연합, 마크롱 견제 예고
국민들의 직접 선거로 뽑는 하원이 간접 선거로 뽑는 상원보다 입법 기관으로 우위를 갖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마크롱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의 개혁안에는 의원 정수 줄이기와 지방 재정 부분도 있는데, 이런 정책들에 대해 기존 정치권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진당 측에서는 여타 정당과의 정책 연합을 모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파격적인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는 의회 승인 개헌은 상하 양원 925명의 의원들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555명의 지지를 얻어야 하지만 상 하 양원에서 전진당과 중도 정당들의 의원을 합쳐도 이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에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줄이면서 하원의 임기를 맞춘 개헌안은 국민 투표로 진행되었지만, 현재 상황에서 마크롱이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친다 해도 통과하기가 쉽지 않고, 부결되면 마크롱에 대한 신임도 거부당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국민투표에 의뢰하는 방안은 더 위험하다.
프랑스 유로저널 정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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