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현주소는 MB 쇼핑몰 '이명박 7대 의혹' 밝혀지나 ?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칼끝이 '이명박 7대 의혹' 을 매섭게 겨냥하면서 이명박 전대통령(MB)을 비롯한 측근들이 긴장을 넘어서 '정치보복'이라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 댓글, 연예인 등을 탄압하는 블랙리스트에 이어 ‘언론장악’ 문건의 공개, 수 십조원을 날려버린 방산 비리와 자원 외교,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와 정치권의 BBK 재수사까지 '이명박 7대 의혹'에 ‘적폐청산’ 칼끝이 매섭게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4년7개월 만에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특히, 방산비리 수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핵심인사들에 대한 특혜 비리 의혹 수사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방송 및 언론계 장악
재임 시절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정부에 날을 세운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 탄압을 비롯한 방송장악·블랙리스트 문건, 그리고 군 사이버사령부 동원한 댓글공작이 청와대에 보고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MB가 ‘의혹의 몸통’으로 부상했다.
지난 11일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MB정부 당시 국정원이 김주성 전 기획조정실장 주도로 문화·연예계 대응을 위해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 82명에 달하는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 퇴출 및 반대 등 압박 활동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원세훈 전 원장 재임 당시 국정원이 기자와 PD의 성향을 사찰해 ‘좌파’로 분류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공작을 펼치면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방안’ 등 2건의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댓글부대,여론조작에 적극 관여
MB정부는 또한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동원해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2010∼2012년 당시 외곽팀을 운영을 위해 국정원 퇴직자 등 민간인을 동원해서 댓글부대를 만들어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도모하고 수십억원의 활동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댓글부대 의혹은 ‘최윗선’인 MB를 정면으로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정원 ‘박원순 제압 문건’과 관련해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이명박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BBK 가짜 편지 사건으로 MB를 압박
지난 14일 대정부질문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BBK 가짜 편지’ 사건을 거론하면서 MB를 압박했다.
BBK 가짜 편지는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김경준씨가 국내로 들어온 것이 이명박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측의 ‘기획’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됐다. 바로 이 편지가 조작된 편지였다는 것이다.
당시 이 편지를 발표한 사람은 지금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였지만, 자신도 조작 여부를 몰랐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수사 후 가짜 편지에 윗선은 없다고 꼬리를 자르면서 면죄부를 주고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만약 박 의원의 주장처럼 BBK 가짜 편지 사건의 윗선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다면 검찰의 칼끝은 MB의 최측근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에 가장 주목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대선 유세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겠다”며 “이명박정부의 4대강, 자원 외교·방산 비리 등을 다시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비리 조사의 핵심은 이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부정축재 의혹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지난 19일 “단군 이래 최대 환경적폐라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진상과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말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성공한 사업이라 주장하지만 4대강은 ‘보’로 인해 느려져 녹조가 일어나고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피해 등이 발생했다”며 “(4대강 사업은) 생태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적폐”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서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무리한 자원 개발로 총 20조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했는데 이에 대한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게 누구냐.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해외 자원 개발은 무풍지대로 이명박정부가 수십조원을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사업”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장관, 박영준 전 차관 등 모든 분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구체적으로 수사대상을 언급했다.
문대통령, 방산비리 척결에 무게중심
지난 7월17일 문 대통령은 “최근 감사원이 지난 정부의 수리온 헬기 납품과 관련해 방사청장의 비리 혐의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며 “(방산비리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산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애국의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적폐청산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방산비리에 대한 구체적 대응책으로 “개별 방산비리 사건에 대한 감사와 수사는 감사원과 검찰이 자체적, 독립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같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의 칼날이 결국 MB와 그의 측근을 겨냥하자, MB 측근들은 “졸렬한 정치보복”이라면서 “무엇을 위한 적폐청산인지 지금 하는 행태들을 보면 되묻고 싶다”며 “결국 피는 피를 부르고 결과적으로 적폐를 청산해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분열과 갈등만 남길 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고 있어 검찰의 수사결과가 귀추되고 있다.
기사 속의 기사
친일파의 후손으로 알려졌고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을 지냈던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따라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 의원을 명예훼손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조사해 달라고 고소함으로써, 검찰은 이 사건을 따로 경찰에 보내 수사지휘하지 않고 직접 수사를 맡아 형사1부에 배당했다.
전날 직접 고소장을 제출한 노건호씨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며 "아버님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계속 현실정치에 소환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노씨는 야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사건 재수사론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도 "아버님이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비열한 정치공세"라며 "추악한 셈법으로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 다시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진석 의원이 일으킨 파문이 제1야당인 한국당과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1;1 구도를 이끌어내면서 결국 한국당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야권 통합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강력한 한 수'라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대전시당위원장은 정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언급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기엔 너무나 많은 물이 엎질러졌다"고 26일 비판하면서 "이명박(MB)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의원이 MB(적폐청산)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커지자 물타기 하며 호도하려 한 것"이라며 "참으로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놨다"고 성토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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