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단 경제제재 20년 만에 해제
미국이 1997년 수단의 테러 지원, 인권유린 등을 이유로 제재를 취한 후 20년째 무역투자, 금융거래 금지, 자산동결조치를 취해왔던 제재를 10월 12일부로 해제했다.
올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이 6개월간 관찰기간을 거쳐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관찰기간을 3개월 연장했고 해제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예정 시점보다 일주일 당겨 전격 해제가 발표된 것이다. 해제 배경은 수단 정부의 분쟁지역에서 적대행위 중단, 인권 개선 등을 꼽았지만 북한에 대한 고립 목적,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사우디 및 이스라엘 등의 요청, 테러방지 협력 등 미국의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단은 인구 4000만 명으로 187만㎢(세계 16위)에 달하는 넓은 국토을 가져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에 이어 GDP 기준 아프리카 3대 시장(GDP 1450억 달러)이다.
금, 텅스텐, 석유 같은 광물자원은 물론 나일강 유역의 수자원도 풍부하다. 특히 북으로는 이집트, 남으로는 중앙아프리카 등 7개국과 접경, 홍해와 접해 있어 중동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에 속해 있지만 종교(이슬람), 언어(이슬람), 교역(두바이, 사우디 등 의존) 면에서 모두 중동 국가의 특징이 강하다. 실제 수단은 아프리카연합(AU)과 아랍연맹(AL)에 동시에 가입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수출 확대나 외국인 투자유치는 제재 여부보다 수단 자체의 산업화, 인프라, 시장 체질에 좌우되는 측면이 큰데 수단의 산업화, 인프라, 시장여건이 취약한 상태여서 무역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더디고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미국의 테러지원국 미해제로 국제개발은행의 자금공여와 부채탕감 제약이 유지되는 점, 수단의 복잡한 세무구조와 높은 관세, 금융비용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러운 전망의 근거다. 수단은 2011년 남수단 독립으로 보유 유전지대의 75%를 상실, 저유가로 수출의 95%를 의존해오던 석유산업 침체, 이후 외화 부족, 자국 화폐가치 급락, 물가 급등의 어려움을 겪어 온 상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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