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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0주년을 맞은 Lisson Gallery(2)

by 편집부 posted Oct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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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Latham, ‘The Gallery Does Not Exist For 100 Years’, 1970. Courtesy of Lisson Gallery.jpg
[John Latham, ‘The Gallery Does Not Exist For 100 Years’, 1970. Courtesy of Lisson Gallery]

: 리슨 갤러리의 최초의 설립 목적은 무엇이었으며, 그 의도는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했다고 보십니까?
힐티 : 설립의도는 50년전과 지금을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예술가들에게 플랫폼이 되어주는 것, 즉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변한 점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50년의 시간 동안 예술계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리슨 갤러리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경제는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예술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미술시장 역시 50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성장했지요. 시장이 커지고, 그에 따라 작품 가격도 상승하면서 미술시장은 갤러리 비즈니스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예술가의 예술관과 그가 가진 예술적 잠재력을 서포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작품을 사고 파는 일이 아무리 중요해졌다고 해도, 리슨 갤러리는 예술가의 작품을 단순히 비즈니스로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 그렇다면 50년 동안의 최대의 업적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뽑으시겠습니까?
힐티 : 훌륭한 예술가들을 발굴해 낸 것. 그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리슨에서 일한 지 18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리슨으로 오기 전, 헤이워드 갤러리(퍼블릭 갤러리)의 큐레이터였습지요. 퍼블릭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제가 보기에도 리슨은 매우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아주 탄탄한 갤러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상업갤러리로서는 매우 드문 일이고 그 자체로 굉장히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리슨 갤러리는 미니멀 아트와 개념미술의 조각들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그 외에도 회화와 퍼포먼스, 정치적인 미술을 다루는 작가들까지 두루 다루고 있지요. 우리는 이 작가들과 함께 미술계의 다양한 면들을 주목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더욱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Daniel Buren 'PILE UP High Reliefs. Situated Works' installation view%2C Lisson Gallery London 2017 Photo by Jack Hems _ Daniel Buren_ Courtesy Lisson Gallery (5).jpg
[Daniel Buren 'PILE UP High Reliefs. Situated Works' installation view, Courtesy of Lisson Gallery]

: 말씀하신 것 같이 리슨 갤러리의 소속 작가들을 살펴보면 예술가로서 국가나 사회, 집단의 권력에 매우 직접적으로 저항하는 작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퍼포먼스나 정치적인 미술은 그다지 판매가 용이한 형태의 예술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획자(큐레이터)로서, 당신은 리슨 갤러리 다운 것과 컬렉터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하시나요?
힐티 : 어떤 예술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요. 그리고 어떤 예술은 장식적일 수 있지요. 또 어떤 예술은 그런 것들에 더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 그 자체이기도 하지요. 다양한 형태의 예술은 서로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예술가가 가진 강한 신념을 이해하고 서포트할 뿐입니다. 리슨 갤러리가 특별히 정치적 예술이라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예를 들어 알로아 앤 칼자디아(Allora & Calzadilla)는 세상을 재현하기 위해 정치적인 이슈들을 차용하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로서의 예술이 꼭 팔릴만한 작품이거나 그렇지 않아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퍼포먼스나 설치예술의 경우, 물론 컬렉터들은 오브제(형태가 있는 예술이라는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음)를 원하지요. 그러나 진정으로 예술가의 작품관에 동감하고 그의 예술을 지지하고 싶은 일부 컬렉터들은 그 퍼포먼스예술(행위예술, 보통은 그 행위의 기록물을 남겨 후에 다시 전시하거나 미술관에 소장되기도 한다)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불을 하기 원합니다. 예술가의 작품을 소유하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그 작가의 커리어의 일부가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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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Ufan, Everything at Once, Lisson Gallery’s 50th anniversary exhibition, Courtesy of Lisson Gallery]

: 컬렉터보다는 패트론(Patron후원자로 번역될 수 있으며 17세기 이후 서양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예술가를 직,간접적으로 후원하는 사람을 뜻한다)의 개념에 가깝게 들립니다. 한국의 컬렉터들은 컬렉팅의 역사가 짧아서인지, 장식적인 예술을 선호하는 편이거든요.
힐티 : 저도 그 부분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식적인 예술을 선호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우환(국내 작가로는 최초로 Lisson의 전속 작가가 되었으며, 또한 국내 작가로는 최초로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거대 회고전을 가지기도 한 국내 대표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해볼까요?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우환이라는 작가의 정신성을 장식적인 작품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요? 그의 작품은 보이는 것 그 이상으로 매우 강력한 작가의 신념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작품의 소재를 가지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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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Ufan, Everything at Once, Lisson Gallery’s 50th anniversary exhibition, Courtesy of Lisson Gallery]

: 또한 요즘 많은 컬렉터들은 작가를 후원하거나 단순히 그 작품을 좋아서 구매하기보다는 예술품 구입을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힐티 : 맞아요. 전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투자에는 장기투자와 단기투자가 있습니다. 당신이 매우 똑똑하거나 혹은 또 운이 좋아서 몇 년 안에 적당한 때를 찾아 되팔아 이익을 남겨 단기투자에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특정한 예술가의 가치를 진정으로 신뢰할 경우, 장기투자를 염두해 두는 것이 더 적당합니다. 만약 당신이 5년 안에 2배의 이익을 실현했다면, 20년 후에는 10배 혹은 그 이상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리슨 갤러리는 전속 작가들의 커리어를 서포트합니다. 적당한 시기에 작가에게 꼭 필요한 회고전을 미술관과 함께 기획하기도 하고, 작품의 방향이나 예술관도 함께 고민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술가를 지원하는 리슨의 일련의 노력들을 리슨을 컬렉터들은 신뢰하는 편입니다. 우리가 소개하는 작가들의 커리어가 더 나은 방향으로 전개되리라는 것을 믿으며 장기투자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갤러리가 런던과 뉴욕에 각각 2개씩 전시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각의 전시 공간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힐티 : 우리는 현재 50여명 정도의 전속작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전시공간만으로는 우리의 재능있는 작가들의 개인전을 마련하는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성의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현재 리슨 갤러리가 보유한 많은 미국인작가들과 미국인컬렉터들을 고려해서 뉴욕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마련했습니다. 15년전만해도 런던갤러리는 런던갤러리, 뉴욕갤러리는 뉴욕갤러리일 뿐이였지요. 아트월드도 더 글로벌해짐에 따라 뉴욕에 거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요. 

: 아시아에도 전시공간을 마련할 계획이 있나요?
힐티 : 홍콩이나 상하이가 아주 인기있는 곳이지요. 그러나 솔직히 얘기하면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리슨 갤러리는 조금 더 우리만의 방식으로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예술가의 커리어를 서포트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인도 출신의 영국 작가)의 경우, 지금껏 인도에서는 단 한번도 전시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국문화원과 함께 협업하며 뭄베이와 델리에서 애니쉬 카푸어의 대형 회고전을 기획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시아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여 애니쉬 카푸어의 개인전을 여는 것과는 매우 다른 접근방법이라고 볼 수 있지요. 바로 이것이 리슨 갤러리가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이라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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