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민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정책
9월 24일 치러진 총선에서 기민·기사 연합이 승리했다. 현재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 연합과 자민당, 녹색당은 '자메이카 연정' 협상을 하는 중이다. '자메이카 연정'은 세 정당의 상징 색(기민·기사 연합-검정, 녹색당-녹색, 자민당-노랑)을 합치면 자메이카 국기 색과 같아져 비유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협상 후 구성될 새 정부에 독일 국민이 바라는 정책 순위를 지난 20일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가 10월 16~18일 유권자 1천 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했다.
정책은 크게 6가지(공정한 임금과 세금, 수발체계 개선, 난민·이민 정책, 범죄 및 테러 방지, 기후 보호, 디지털화)이지만, 주요 정치적 과제는 세 가지(난민·이민에 대한 명확한 규칙, 기후 보호, 수발체계 개선)로 간추려진다.
ARD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4%는 더욱 공정한 임금과 세금 정책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22%는 수발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다. 18%는 난민·이민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요구했다. 14%는 범죄 및 테러 방지가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고, 13%는 기후 보호를 꼽았다. 3%는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자메이카 연정 대상인 세 정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새 정부에 바라는 정책 우선순위가 갈렸다. 기민·기사 연합 지지자의 23%는 난민·이민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라고 말했고, 22%는 수발체계의 개선을 꼽았다. 19%는 더욱 공정한 임금과 세금이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했다. 기후 보호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11%였다.
자민당 지지자의 26%는 수발체계의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보았고, 25%는 난민·이민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19%는 기민·기사 연합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더욱 공정한 임금과 세금이 주요 국정 과제라고 여겼다. 기후 보호가 중요한 정치적 과제라고 답한 비율은 9%에 그쳤다.
녹색당 지지자의 경우 응답자의 41%는 기후 보호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고, 20%는 수발체계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난민·이민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세워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지자들의 서로 다른 정책 우선순위는 세 정당의 연정 구성 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데다 총선 후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기민당이 15일에 치러진 니더작센 주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에 패해 메르켈 총리의 연정 구성 협상력은 더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난민수용 인원 제한을 반대했던 메르켈 총리가 지난 8일 연간 난민 수를 ‘20만 명’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기사당의 난민 정책을 받아들였던 것처럼, 자민당과 녹색당에도 통 큰 양보를 하면 자메이카 연정 협상을 늦어도 올해까지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진 출처: ARD online
독일 유로저널 김신종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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