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미래 (폴더블 스마트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등의 IT 기기들도 신문처럼 접었다 폈다하면서 사용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플렉서블 (flexible) 디스플레이라고 불리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덕분이다.
필자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2000년 초~중반까지 평판디스플레이 장치는 LCD (액정디스플레이)와 PDP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진영으로 나뉘어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내부에서도 LCD 사업은 삼성전자에서 PDP 사업은 삼성 SDI에서 나누어 한 회사 내에서도 기술 경쟁이 치열하였고, LG에서도 마찬가지로 LCD사업부와 PDP사업부가 별도로 존재했다.
당시만 해도 LCD와 PDP 기술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불과 십년도 안되어 PDP 기술이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새삼 IT 기술의 생존주기가 얼마나 짧은지 느끼게 된다. 그러나 IT 기술에 있어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말처럼 LCD 기술도 조만간 OLED에 자리를 넘겨주게 될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삼성전자에서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LCD 기술은 제품 뒷면에 부착된 백라이트에서 조사된 빛의 투과량을 편광 특성으로 조절하는 원리로 동작이 된다. 중고등학교 물리 수업시간에 배운 편광판 실험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편광판 2개를 정확히 일치시키면 빛이 잘 통과하지만, 직교시키면 빛이 차단되고, 45도 각도로 놓으면 절반 정도만 통과한다. 바로 이것이 LCD 기술의 원리이다.
LCD 에서는 편광판 1개와 또다른 평관판 역할을 하는 액정이라는 물체가 들어있는데, 이 액정이 전기 신호에 따라 편광 방향을 0도에서 90도로 움직이는 역할을 하며, 그 편광 방향에 따라 빛의 투과량이 조절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백라이트와 2개 편광판 사이의 각도적 배열이 중요하며, 휘어지는 경우에는 이러한 배열이 틀어지기 때문에 LCD 기술로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OLED 기술은 무수히 많은 미세한 발광소자들이 전자기판상에서 빛을 내는 구조여서, 전자기판에 따라 얼마든지 얇으면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삼성의 폴더블폰 컨셉
삼성은 스마트폰에 OLED를 가장 먼저 적용하였으며, LG와 애플도 올해부터 출시되는 스마트폰 제품에 (V30과 iPhone8)에 OLED를 적용하고 있다. OLED는 색재현력 면에서 LCD보다 우수하고 휘어지는 특성 때문에 TV, 태블릿, 스마트폰등에서 LCD 영역을 점차 잠식해나갈 것으로 보이며, 향후 LCD는 지금의 PDP와 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OLED가 휘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OLED를 채용한 스마트폰중에 휘어지거나 접힐 수 있는 폴더블폰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작년 미국에서 열린 2016 테크월드에서 레노버는 책처럼 반으로 접히는 태블릿, 구부려서 손목에 팔찌처럼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삼성과 LG도 폴더블폰과 관련된 특허를 출원해서, 해당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들이 많아 보인다.
디스플레이 자체는 휘어지더라도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전면에 부착되는 강화유리도 휘어질 수 있는 소재를 찾아야 하며, 여러 번 반복해서 휘었다 폈다를 반복했을 때 디스플레이에 손상이 생기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많은 R&D비용을 들여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여 제품을 출시했을 때 효용성 측면에서 기존 제품대비 경쟁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고가의 휘어지는 스마트폰이 갖는 휴대성의 편리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재의 스마트폰을 더 선호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 진보의 관점에서 결국 폴더블폰의 상용화는 기정 사실로 보아야 할 것이며, 지금과 같은 크기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2배, 3배 더 넓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어서 빨리 폴더블폰의 출시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김재완 (Jaewon Kim)
(현) 18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영국협의회 부회장
(현) 2017 한-영 과학기술협력창구사업 AI분야 매니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주한영국대사관 공동주관)
(현)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Chatham House) 회원
(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기술혁신평가단 위원
(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R&D 평가위원
(전) 19대 대선 4차산업혁명위원회 자문위원
(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기술멘토링 사업 자문위원
(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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