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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국의 김치전도사 ?

by 편집부 posted Nov 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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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나는 영국의 김치전도사 ? 

영국에 요즘 김치가 슈퍼푸드 (몸에 아주 좋은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김치가 슈퍼푸드로 선정된 후에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자 하는 영국인들에게는 대인기 음식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몇 달 전에 푸드 잡지 중에 한 군데에서는 김치가 올 해 영국 트렌드 음식 10가지 목록에서 선정되어 있을 정도니까요. 심지어 작년에는 유명한 영국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가 한국에 유명한 김치 가게에 가서 김치를 만드는 법을 보여주는 것이 텔레비젼에 나왔을 정도에요. 그 외에도 유명한 요리사인 Hairy Bikers와 John Trodd도 한국에 가서 한국음식을 보여주고 그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연을 하는 것이 텔레비젼에 나왔습니다. 

영국에 살면서 영국의 유명한 요리사가 한국에 직접 가서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을 보니 놀라운 감흥이 느껴지더라구요. 외국에 살다보면 애국자가 된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라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1112-독자기고 사진 1.jpg
푸드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제가 워낙에 요리를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목적은 한식에 구애 받지 않고 맛있는 음식이면 무엇이든지 요리법을 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영국에서 한국 음식 푸드 블로거로서는 제가 유일하다보니 김치를 만드는 쿠킹 클래스를 할 수 있느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블로거로 활동한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제의를 받았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어요! 얏호! 

지난 11월 1일에 처음으로 김치 쿠킹 클래스를 맨체스터에 위치한 쿠킹 스쿨인 Food Sorcery (www.foodsorcery.co.uk) 에서 시행하였습니다. 주말이 아닌 수요일 저녁 7:30-9:30까지 개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12명의 수강생을 모집했다고 원장님께서 연락이 왔는게 아니겠어요!! 

2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날 오지 못했지만 10명이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2명은 남자, 8명은 여자였으며 연령대는 30-60대로 다양했습니다.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치를 열렬히 좋아하는 영국인들이었습니다. 2명은 친구따라 온 사람이었구요. 열렬팬 옆에는 항상 한 두명 따라 다니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1112-독자기고 사진 2.jpg
한국에서 대학 영어강사로 근무했지만 영국에서 영국인들에게 영어로 한국 김치를 만드는 쿠킹 수업을 하는 것은 난생 처음이라 조금 긴장했습니다. 수강생들이 쿠킹 스쿨에 입장할 때 쿠킹 스쿨에서는 Prosecco (이탈리아 화이트와인)을  한 잔씩 주면서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처음 수업이라 원장님과 쿠킹 스쿨에 선생님인 제이슨도 같이 참여했습니다. 수업 보조도 한 분 있었구요.

수업 시작은 간단한 제소개와 김치가 주는 효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배추, 고춧가루, 액젓, 찹쌀가루 같은 재료들은 영국인들이 평소에 요리할 때 잘 쓰지 않는 재료이기 때문에 그 재료들에 대한 설명과 제가 쓰는 브랜드는 어떤 것인지도 보여주었습니다. 

김치를 만들면서 중간 중간에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Why do you use glutinous rice flour (찹쌀 가루는 왜 쓰나요)?”, “Can I use corn flour instead (전분가루를 대신 써도 됩니까)?”, “How long can you keep kimchi (김치는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나요)?” 등등. 정말 김치를 사랑하는 영국인들이라서인지 질문도 무지 많았습니다. ^^

영국인 요리사들이 요즘 김치뿐만 아니라 한식 쿠킹 클래스를 요즘 하기 때문에 제가 한국인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하는 생각을 미리 해 보았거든요. 그것은 바로 한식에 쓰는 정확한 재료와 (가끔씩 텔레비젼에서 보면 한식에 태국 음식 재료를 쓴다거나 하는 것을 보았거든요), 각각의 음식에 엮여 있는 이야기 즉 한국인으로써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고춧가루는 꼭 한국 고춧가루를 써야지만 김치맛이 난다거나 액젓을 집에서 직접 만들면 고약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한다는 이야기 등등을요. 또한 수업 중간 중간에 유머를 곁드는 것도 잊지 않았구요. 수업이 너무 지루하면 안 되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김치를 만들고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작은 통을 두 개씩 받아서 다 채워서 갔습니다. 하나는 본인이 먹고 하나는 선물용으로 쓰시라구요. 원장님이 고안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이라 참 세심한 것 같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내가 미리 만들어간 색다른 김치인 오이김치, 양배추김치, 당근김치를 시식하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200가지가 넘는 김치가 존재하고 자주 먹는 김치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구요. 본인들이 오늘 만든 배추 김치로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김치 두루치기, 김치 피자 등 많은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더니 다들 너무나 좋아하였습니다. 

수업을 마쳤는 데도 다들 너무 좋았다면서 집에 가실 생각을 하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조금씩 즐기다가 돌아갔습니다. 원장님과 쿠킹 선생님인 제이슨도 “Fantastic!(환상적이었어요!)”를 연발해서 좀 쑥스러웠지만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다음날 원장님께서 레슨을 몇 개 더 편성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한식을 영국인들에게 가르치는 요리 선생님이 되었다는 것이 너무 뿌듯합니다. 수업을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한식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구요..한국인으로서 앞으로도 영국 전역에 한식을 전파하는 요리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112-독자 기고 사진 3.jpg
기고:  윤현정 (영국,맨체스터),  
gildedgingerbread@gmail.com

기고자 윤현정님은 영국 맨체스터 (영국의 두번째 도시) 근처에서 영국인 남편과 두 아이와 살고 있는 전업주부이다. 한국에서는 영어강사, 영어 통번역을 하였고, 번역서를 출판한 경력도 있다. 맨체스터 쿠킹 스쿨 (Food Sorcery) 에서 한식 쿠킹 클래스를 했으며 앞으로도 더 계획중에 있으며. 지난 6월부터 푸드 블로거(www.gildedgingerbread.com)로 활동중이다. 블로그에는 한국 음식, 디저트, 영국 음식 등 맛있는 음식들을 해당 음식에 대한 스토리, 요리법과 요리하는 법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유투브 동영상과 함께 주 2회씩 포스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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