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제 사법 재판소로부터 굴욕
국제사법재판소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영국 재판관이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국제사법재판소 마지막 빈자리를 두고 영국 Christopher Greenwood와 인도 Dalveer Bhandari가 경쟁을 벌인 결과, 인도 출신의 Bhandari가 이겼으며 이번 결과는 국제사법재판소 역사에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 가디언
국제 사법 재판소는 9년 임기의 15명 재판관들로 이루어져있고, 유엔총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재판관들을 선출하는데, 이전 공석은 브라질, 프랑스, 레바논, 소말리아 재판관들로 이미 선출된 바 있다.
지난 주 유엔에서는 마지막 한 자리 남은 재판관을 위한 투표가 있었는데, Bhandari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5표, Greenwood는 9표를 받았으나, 유엔 총회에서 Bhandari가 121표를 얻어 69표를 얻은 Greenwood를 누르고 당선이 되었다. 참고로, 국제사법재판관은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 두 곳의 대다수 표로 선출된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영국과 인도는 몇 주간의 외교적 로비를 포함해 열띤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영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차이나, 러시아에 이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 이사국이라는 특권의 이유로 희생양이 된 듯 하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Greenwood가 2003년 블레어 총리 시절 영국이 이라크 침공을 준비하는 기간에 조언을 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Greenwood는 사담 후세인에게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합법적인지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았고, 무력 사용이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다른 실패 요인들로는 외무장관 모리스 존슨의 미숙한 외교 수완이 언급되기도 했고, 몇몇 EU 나라들이 더 이상 자동적으로 영국을 지지해줄 필요성을 못 느낀 것도 한 몫 했다.
한편 유엔 주재 영국 대사인 Matthew Rycroft는 이번에 선출된 인도 재판관에게 축하를 건네며, “우리는 앞으로도 인도와 지속적으로 유엔에서 협력해 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영국 유로저널 변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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