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늘어난 ‘세금’에 대한 관심, ‘증세’에 대한 태도도 유연해져
한국인들의 '납세액 및 세금 사용처’에 대한 관심은 모두 증가했고, 합법적으로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예전보다 ‘증세’를 찬성하는 의견이 뚜렷하게 많아졌고, 불가피한 증세의 경우 ‘직접세’ 인상에 동의하고 있으며 투명하게 관리되기만 한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는 생각이 증가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급여소득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세금’ 및 ‘증세’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금에 대한 개인의 관심이 점점 높아져 가는 가운데, 증세에 대해서도 과거보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신이 납부한 세금 수준에 관심 높아져
먼저 자신이 내는 세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3.6%가 납세액과 납세규모 등 자신이 내고 있는 세금에 대해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4년(66.3%)과 2015년(70.4%)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 상승한 결과이다.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특히 남성(남성 76.6%, 여성 70.6%)과 40~50대 중장년층(20대 69.6%, 30대 68.8%, 40대 75.6%, 50대 80.4%)이 세금에 대한 관심이 보다 많은 편이었다.
반면 자신의 납세 규모에 관심이 없다는 의견은 전체 5.8%에 불과했다.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세금의 사용처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재 자신이 내는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급여소득자(14년 57.4%→15년 62%→17년 63.7%)도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였던 것이다. 세금이 실제 어떤 곳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역시 여성(60.4%)보다는 남성(67%), 그리고 중장년층(20대 58.8%, 30대 61.2%, 40대 67.6%, 50대 67.2%)이 세금의 사용처에 대한 관심을 더욱 많이 내비쳤다.
성별,연령,정치성향 관계없이 '세금 내지 않으면 범죄'
또한, 급여 소득자 10명 중 9명(91.1%)이 성별,연령,정치성향에 큰 차이없이 어렵더라도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편,이와같이 세금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납세의 의무’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급여소득자(89.4%)가 합법적으로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매우 큰 범죄행위라는데 동의할 만큼 납세의 의무를 중요하게 바라봤는데, 이런 인식이 뚜렷하게 증가(14년 85.9%→15년 87%→17년 89.4%)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을 중대한 범죄라고 바라보는 인식도 성별(남성 88.6%, 여성 90.2%)과 연령(20대 88.8%, 30대 88%, 40대 91.2%, 50대 89.6%)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반면 편법과 탈세를 옹호하거나, 이해하는 태도는 옅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세금은 안 낼 수 있다면, 안 내는 것이 가장 좋고(14년 40.5%→15년 40.5%→17년 33.8%),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더라도 세금을 절약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는(14년 39.6%→15년 40.4%→17년 33.7%) 인식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남성 및 보수층의 경우에는 세금을 안 낼 수 있다면 안 내는 것이 좋고(남성 40.6%, 보수 43.3%),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더라도 세금을 절약하는 것이 현명하다(남성 39.2%, 보수 40.8%)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좀 더 많았다.
이와 더불어 탈세로 적발이 되는 것을 단지 운이 안 좋았던 것뿐이라고 여기는 시각(29.9%)이 적은 것도, 납세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만 사회전반적으로 보면, 여전히 ‘납세의 의무’를 충실히 다하는 것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한 편이었다. 급여소득자 10명 중 7명(71%)이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다 내고 사는 사람은 바보취급을 받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런 인식은 30~40대(30대 74%, 40대 74.4%)에서 보다 뚜렷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이 존경 받는다(22.4%)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세금 인상 찬성층 증가해
예전보다는 ‘증세’에 대한 태도가 유연해진 것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였다.
증세에 대한 의견을 살펴본 결과, 전체적으로는 세금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23.8%)보다는 반대하는 입장(59%)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지난 조사와 비교했을 때 증세에 ‘찬성’하는 급여소득자가 크게 증가했다(14년 8.3%→15년 8.6%→17년 23.8%)는 점에서, 세금에 대한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증세에 찬성하는 의견은 남성(남성 29.4%, 여성 18.2%)과 중장년층(20대 18.8%, 30대 23.6%, 40대 26.4%, 50대 26.4%), 그리고 진보층(진보 35.6%, 중도 19.5%, 보수 12.5%)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반면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태도는 여성(64%)과 20대(62.8%), 보수층(78.3%)에서 보다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보통 젊은 세대와 진보층의 의견이 대체로 비슷한 것과는 달리 세금 문제에 있어서는 젊은 세대가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투명한 사용 보장된다면 증세 찬성
대부분의 급여소득자들은 ‘세금의 투명한 사용 및 관리’가 이뤄지고 확실한 ‘복지혜택’이 보장된다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는 것을 피력하기도 했다.
먼저 전체 10명 중 7명(68%)이 투명하게 관리만 된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를 분명히 알게 될 경우에도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는 급여소득자가 65.1%에 이르렀다. 세금이 얼마나 잘 관리되고, 어떻게 잘 사용되는지에 따라서 증세를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급여소득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진보층일수록 세금이 투명하게 관리되고(진보 77.9%, 중도 65%, 보수 55.8%), 세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면(진보 72.6%, 중도 63.6%, 보수 52.5%) 더 많은 세금을 낼 의향이 있다는 뜻을 많이 밝혔다. 자신에게 ‘복지혜택’이 확실히 돌아오는지 여부도 중요한 문제였다.
10명 중 8명(80%)이 향후 자신이 직접적인 복지혜택을 반드시 받을 수만 있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체 71.6%는 모든 사람에게 확실한 복지혜택이 제공된다면 세금을 더 낼 뜻이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진보층에서 자신의 직접적인 복지혜택(진보 87.7%, 중도 78.3%, 보수 67.5%)과 모든 사람들의 복지혜택(진보 80.8%, 중도 69.4%, 보수 57.5%)이 주어질 경우 증세를 감수하겠다는 뜻이 강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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