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어린이 채널 KIKA,
독일 소녀와 난민 소년의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 논란
독일 공영 방송 ARD 와 ZDF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어린이, 청소년 TV 채널 KIKA가, 독일 소녀와 시리아 난민 출신 소년의 사랑을 담을 다큐멘터리 방송으로 커다란 논란을 빚고 있다.
독일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내에서 어린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 KIKA가, ‘내 세상을 봐- Mavina와 Diaa, 그리고 사랑‘이라는 제목의 청소년 다큐멘터리로 큰 비판을 받고 있으며, 많은 논란 또한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26일 방송된 이 다큐멘터리에서 1년 반 정도 사귀고 있는 16세의 독일 소녀 말비나 Mavina와 19세(추정)의 시리아 난민 출신 소년 디아 Diaa의 사랑과 일상을 그렸다. 하지만 디아가 말비나에게 짧은 소매나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하게 하고, ‘종교가 우리에게 규율을 정해주며, 이 규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일부 내용들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말비나는‘나는 기독교인이자 여성 평등주의자‘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돼지고기를 금식하는 등으로 남자친구의 종교에 일부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난민 청년 디아의 나이도 문제시 되고 있다. 방송 당시 KIKA 측은 말비나의 나이를 16세, 디아 17세로 소개하였다가 나중에 19세로 정정하였다. 이를 두고 소셜 네트워크의 논란과 비판이 일자 KIKA 측은, 1년 반 전 디아가 말비나를 알게 되었을 당시 그의 나이가 17세 였고, 현재에는 19세라고 해명하는 것으로 논란을 피해갔다.
전문가들은 13세-16세의 어린이 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방송 채널에서 이 같은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것을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만 2천명의 사람들이 ‚책임감 없는 이슬람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데모에 나서기도 했다. 난민 반대정책을 옹호하는 독일 대안당(AFD) 또한 소셜 정치 포럼에서 큰 비판과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 총감독 만프레드 크룹(Manfred Krupp)은 오히려 ‚서로 다른 문화를 초월한 그들의 사랑과 반지, 약속이 진실한 사랑 ‘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방송위원회장 직을 맡고 있는 HR의 롤프 뮐러(Rolf Müller)도 가치가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난민 문제가 독일과 유럽에서 특히 예민하게 다루어 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다큐멘터리의 방영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 출처: KIKA>
독일 유로저널 임영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