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예술과 문화가 꽃피운 땅을 찾아가는 여정
한 사람 이야기, 예수 이야기 (11)
빠올로 베로네세(Paolo Veronese, 1528~1588) 파올로 칼리아리 Paolo Caliari
가나의 혼인잔치 Noces de Cana 캔버스유화 6.66mx9.90m, 1562-1563년 루브르 박물관
살아 활동 당시 유럽의 예술가들로부터 존경 받고 연구 되던 베니스의 대가로, 티티아노와 틴토레토와 함께 동시대를 이끌어 가는 선구자였다. 그는 프레스코 작업을 유화 작업만큼 쉽게 처리했다. 화가는 보색을 상용하는 선구자 였다. 그의 색깔은 빛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였다.
현재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크기가 큰 작품으로 베니스의 성 조르지오 마기오레 수도원의 식당을 장식하기 위해 주문되어 그려졌다. 수도원의 건축 양식이 그림에 들어갔으며, 수도원의 건축가 팔라디오는 고대 신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내용은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의 첫 번째 이적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림 테이블 중앙에 있는 예수는 제자들에 둘러 싸여 연회를 주관하고 있다. 등장 인물만도 백 명이 넘는 대작으로 예수도 마리아와 함께 그 일원으로 작게 묘사되어 있다.
등장 인물들의 호사스러운 의상이나 풍요롭게 보이는 잔칫상으로 보아 당대의 베니스 공화국이 누리는 번영의 후광을 보고 있는 듯하다. 잔치 상의 식탁보 위의 그릇들도 번쩍거리는 금과 은으로 만든 제품들이며, 테이블 왼쪽 모퉁이 끝의 여인이 이쑤시개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황금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15세기까지의 베니스의 힘은 지중해의 많은 섬들을 지배하고 세계무대에서 그 위력을 보였지만 그 이후 모험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서 크레타 섬이나 사이프러스 등은 오스만 터키의 지배로 넘어 가고 비잔틴 제국의 몰락과 함께 베니스도 쇄락의 길을 걷게 된다.
조르지오 마기오레의 베네딕트 수도사들은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하인들은 테라스 위에서 여러 가지 행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오른쪽 아래 하인은 돌 항아리에서 물을 따르고 있다. 그 옆에 있는 연회를 주관하는 장은 물이 포도주로 변한 잔을 들고 색깔과 맛을 검사하고 있다. 이 인물은 화가의 동생 베네또가 모델이 되었다.
전경 중앙의 악사들은 당대 화가들의 모임이다. 붉은 옷을 입고 베이스 비올라를 연주하는 자는 당대 유명한 화가 티티아노이며, 하얀 옷을 입고 비올라를 연주하는 자는 화가 베로네세 자신을 그려 넣었고, 그와 얼굴을 이웃하고 있는 첼로 연주자는 당대 베니스 삼인방 중의 하나인 틴토레토를 그렸다. 그 뒤로 플루트를 연주하는 자는 바싸노다. 1506년 베니스를 방문했던 뒤러의 글을 보면 당시 베니스의 모든 가정에는 음악이 있었고 그는 바이올린을 들었는데 그 신성한 소리에 눈물이 나도록 감동받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악보가 놓여 있고, 한 가운데에 모래시계가 잔치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더불어 그것은 짧은 인생과 신의 소유인 시간을 알려 준다.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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