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안당과 페기다 '극우세력의 협력'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안당)과 외국인 혐오 및 인종차별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시민운동단체 '서양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이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7일 북부독일방송(NDR)의 보도에 따르면 16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슈베린에서 열린 '시민 대화'(Bürgerdialog)에서 대안당 대표와 페기다 지도부는 이같이 발표했다. 페기다 지도부는 대안당의 초청으로 시민 대화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토프 그림 대안당 대표와 루츠 바흐만 페기다 설립자 겸 대표는 양측의 협력 방법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채 "대안당과 페기다는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고 독일의 이슬람화 방지를 위해 투쟁한다"고 말했다. 그간 대안당과 페기다의 활동을 봤을 때 똑같은 목표란 이슬람권 난민과 이주민의 독일 유입을 반대해 극우세력을 결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페기다의 경우 네오나치 출신이 대표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튀기다(ThüGIDA,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튀링겐), 레기다(LEGIDA,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라이프치히) 등과 협력해 정부의 난민수용 정책을 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지난 총선에서 3위를 기록한 대안당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19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의 보도에 따르면 대안당의 지지율이 2위 사민당을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업체 인자(Insa)가 16~19일 시민 2천 4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정당지지도 설문조사에서 대안당이 1%포인트 오른 16%를 기록하며, 1%포인트 하락해 15.5%를 얻은 사민당을 0.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에도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사민당은 국민정당이라는 지위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FAZ는 분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 연합은 2.5%포인트 올라 32%, 녹색당은 13%를 기록했다. 좌파당과 자민당은 각각 11%, 9%를 기록했다. FAZ는 현재 지지율대로 연정이 구성된다면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의 지지율을 합쳐도 47.5%로 과반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무산됐던 '자메이카 연정' 협상의 파트너인 기민·기사 연합, 녹색당, 자민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54%로 과반이 된다고 보도했다.
FAZ에 따르면 사민당이 다시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무엇보다 '대연정 최종 합의안'이 이번 주 당원 찬반투표에서 무난하게 통과된다면, 대연정 협상에서 법무부, 외무부, 재무부, 환경부 등 주요 장관직을 차지한 사민당은 당의 존재감을 다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민당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는 대안당이 독일 국민에게 과거보다 덜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안당이 페기다와 협력해 세력을 확장해 나간다면 단순히 극우주의자들만이 아니라 정부의 난민수용 정책에 회의적인 일반 유권자들까지도 끌어들여 당 인기도는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안당은 사민당과의 2, 3위 순위 경쟁에 그치지 않고 다음 총선에서 기민·기사 연합과 1:1 구도까지도 형성할 수 있다.
사진 출처: FAZ online
독일 유로저널 김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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