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10명 중 1명 성폭력 당한 경험 있다
세계적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되면서 프랑스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피해자가 적지 않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여론전문조사기관 Ifop과 쟝 조레스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 10명 중 1명은 성폭력의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가 전했다. 이 조사 결과는 일상에서 공공연해진 성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2월 6일-16일 사이18세 이상, 216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응답자의 43%에 이르며 성폭행도 12%에 달한다. 신체적 가해 이외에도 부적절한 행위를 경험한 여성은 절반을 넘는 58%, 성차별이나 모욕적 발언의 피해자는 50%에 이른다. 특히 이 여성들 중 30%는 장기간 동안 이메일 또는 SNS를 통해 외설적 메세지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이중에는 성폭행에 관련된 내용(12%)도 있다.
쟝 조레스 재단의 미셀 드부는 많은 성폭력이 횡행하고 있지만 법적 처리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학자 알리스 드보쉬에 의하면 최근에 갑자기 성폭력이 많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이다. 성폭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여성이 고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으며 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폭도 좁아 피해자가 쉽게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여성들이 이에 대해 말하기를 더 이상 꺼려하지 않는다며 성폭력 피해 고발이 젊은 세대에서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 연구에서 주목 할 부분은 성범죄자는 대부분 피해자 주변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성폭행 피해자 10명 중 8명이 가해자를 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경우 배우자(25-37%), 가족이나 친지(12-24%)가 가해자다. 야간의 주차장에서 낯선 사람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다는 고전적 인식은 잘못된 것이며 이는 집 안이 집 밖보다 더 안전할 것이라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사회학자 드보쉬는 설명했다.
대다수의 성폭력 가해자들이 주변인이라는 것이 피해자가 법적 조치에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다. 일상에 만연한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적은 이유다. 성폭력 피해여성의 56-68%는 자신의 피해사례를 그 누구에도 말하지 않고 있다. 이중 1/3이상이 이미 자살을 고려했으며 일부는 자살 시도(16-27%)를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회학자 드보쉬는 웬스타인사건으로 인해 성폭력이 인지도 있는 명망가나 특별한 집단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현실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상에서 벗어난 한 개인이라는 인상을 받는 것을 우려하면서 그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비난 받아야 하지만 성폭력이 가족과 일상 생활 속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출처: 르 피가로>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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