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올 5월 ‘성차별시정팀’ 등 여성인권 전담부서 신설 추진
국가인권위원회가 권력형 성범죄 조사·제도개선 권고 등 여성인권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빠르면 오는 5월 여성인권 전담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미투’ 운동 등 여성 인권 이슈가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권력형 성희롱 진정조사, 직권조사, 실태조사, 제도개선 권고 등 여성 인권 업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인권위에 '성차별 시정업무 기능강화를 위해 충분한 인적, 재정적, 기술적 자원 배분을 촉구'한 바가 있다.
지난 3월 23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제8차 최종견해’ 관련해 이성호 인권위원장은성명을 통해 올 5월 5~6명의 인원으로 구성될 ‘성차별시정팀’(가칭)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통해 일상 언어 속 성차별 문제 등 여성의 인권 의식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 되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미망인’이라는 단어는 ‘너는 죽었어야 해’라는 말을 사실 숨기고 있는 것”이라며 “과부라는 말 또한 ‘부족한 부인’이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검사’ ‘여교수’ ‘여기자’ 단어에 담긴 이데올로기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말들은 기자, 교수, 검사는 다 남자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며 “교사 중 여성 비율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여교사로 불린다. 우리는 이런 이데올로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그는 “‘아닙니다, 안 됩니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 힘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말에 귀 기울일 수 있을 때 성폭력은 사라질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차별의 문제와 위계적인 문화를 돌아보고 인권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12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권고사항을 완전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권고를 이행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하고, 이로써 여성차별철폐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2015년 7월 위원회에 제출한 8차 보고서를 심의하고, ▲이주여성 지원을 목적으로 한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점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지 않은 점 등 23개 분야에선 53개의 우려와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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