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희생자는 동시에 주범이다. 르몽드지는 이미 올해 9월 말 프랑스 중부지방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누가 주범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11월 18일자 르 몽드 지에 따르면 그때의 화재사건의 범인은 바로 이집에 살고 있었던 43세의 프랑수아 필립(François Philippe)씨 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지는 퓌-드-돔(Puy-de-Dôme)지역의 에스피라 (Espirat). 프랑수아 씨는 11월 16일 “내가 바로 그 당시 화재사건의 주범”이라고 말하며 “건물에 자신이 직접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는 현재 관할 경찰서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9월 25일과 26일 밤사이 그가 몸담아 살고 있던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 건물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기도 했지만 규모면에서도 꾀 컸었다. 사실 이 건물은 마다가스카르 출신의 프랑수아 씨가 손수 지은 건물이었다. 불이 나자 그는 13살 된 자신의 아들과 간신히 집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의 부인은 밤에 근무를 했던 터라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화재의 원인은 당시 건물 앞 뒤편에서 들려왔던 ‘더러운 검둥이’, ‘니그로’와 같은 인종차별적인 언어였다. 이뿐 만이 아니었다. 프랑수아 씨의 가족은 심한 욕설이 담긴 편지들을 여러 차례 받아오고 있었고 심지어는 누군가가 돌을 던져 그의 집 창문이 깨진 적도 있었다.
9월 말의 이 화재 사건으로 315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곳 마을은 한동안 떠들썩했었다.
신체적, 언어적 인종차별 피해자들이 이를 신고하고 상담할 수 있는 기관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에스피라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주민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 소속 담당 검사 미셸 발레(Michel Valet)씨는 “수시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과 잦은 협박으로 이 가족은 오래전부터 인종차별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이로 볼 때 9월에 일어났던 화재사건은 인종차별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