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정교분리 발언 논란
지난 4월 9일 파리에 위치한 베르나르딘 수도원에서 열린 프랑스 주교 컨퍼런스에 초대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국가와 교회의 관계를 재정립하기를 원했다. 그는 국가와 교회의 연관성이 악화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면서 이러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에 1905년부터 법으로 명시한 세속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따른다. 프랑스 인수미의 쟝 뤽 멜랑숑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교회와 국가는 어떠한 연관도 있을 수 없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혹평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수석 서기는 가톨릭 교회가 공론장에서 결코 제외된 적이 없었는데 국가와 교회가 어떤 상태로 복원되길 원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교분리는 프랑스의 핵심이며 공화국 대통령이 방어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이민정책에 대한 정부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칠 줄 모르는 거대한 난민행렬은 국제적 불균현의 결과이며 프랑스는 인본주의와 실용주의의 길을 지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정부의 이민정책은 인본주의의 흔적을 엿보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포르 서기는 주장했다. 또한 그는 난민과 인본주의에 대한 교회의 말에 마크롱 대통령은 귀 기울이지 않으며 사회문제에 관해서는 진보진영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평했다.
마뉴엘 발스 전 총리 또한 자신의 트위트를 통해 정교분리는 프랑스이고 교회와 국가의 분리는 1905년 법으로 근거를 마련한 원칙이 되었다고 밝혔다.
반면 우파와 극우진영의 의견은 지지와 신중론으로 나눠진다. 국민전선의 마린느 르펜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1905년 법을 재고하기 위해 카톨릭 교회의 호응을 얻으려는 시도라고 평했다. 하지만 정교분리원칙의 변화가 오면 그 수혜자는 카톨릭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의 크리스티안 야곱은 마크롱 대통령은 언제나 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발언만 하는 사람이라며 정교분리의 엄격한 정의를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모두를 위한 결혼’법을 강하게 반대해 온 공화당의원 필립 고슬린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호의를 표했다. 민주 무소속연합당의 쟝 크리스토프 라가르드는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한편 프랑스 주교회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애 대한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통령의 월요일 연설은 카톨릭 교회가 국가와의 관계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사진출처: 르 몽드>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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