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낙동강(PK) 전선 사수에 '빨간불'
한국당 내 내분으로 무소속 연대 가능, 바른미래당 물귀신 작전에 보수층 분열 불가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6·13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이하 PK) 지역 사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전통적으로 '바람의 향배'에 따라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명암이 갈려 왔지만, 보수의 텃밭인 PK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결과 수도권 못지 않게 요동치고 있다.
한국당으로부터 공천을 못 받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앙숙’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 과거 홍 대표 최측근 이종혁 전 최고위원 등 일부 후보들이 공천 탈락에 반발하여 무소속 연대까지 거론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 한국당으로 향할 상당수의 보수표가 이탈할 조짐이다.
게다가, 같은 이념 성향의 바른미래당이 파고들어 한국당의 표심을 잠식해 결과적으로 여권의 승리에 기여하면서 보수진영이 공멸하는 방식이지만, 대선 패배 이후 코너에 몰린 한국당의 궤멸을 유도함으로써 총선 전 보수주도권을 노린 전략적 선택을 택하고 있어 보수의 아성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당이 경남테크노파크 채용비리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확정해 발표한 당일인 4일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홍 대표는 창원시장 후보 공천을 측근 분양, 사천으로 만들어버렸다”며 “한국당은 창원시장 후보 공천을 무효화하고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경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6일에도 안 시장은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시민에게 저의 정치일정을 보고드립니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4월말까지 한국당 지도부가 창원시장 공천을 위한 공정한 경선을 치를 것을 요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당 지도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월 초 책임당원 8500명중에서 5000명의 당원과 함께 사즉생의 각오로 탈당을 결행하고 무소속으로 창원시장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 시장은 “제가 중도 포기할 것이라는 악의적 소문을 퍼뜨릴 경우 허위사실 유포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시장은 회견 뒤 향후 일정에 대해 “4월 안에 당을 떠나는 일이 생기게 되면 공천서 억울하게 탈락한 분들과 무소속 연대를 구성해 같이 선거운동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사의 경우는 당내 반발이 크지 않는 상태에서 김태호 전 지사를 전략공천한 가운데 바른미래당이 그간 침묵을 깨고 경남지사 공천을 위해 김유근 KB코스메틱 사장을 영입했다. 공동위원장 체제인 경남도당(신성범?이태규 위원장) 차원에서 물색해 유승민 대표와 안 위원장의 재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에 대해 보수 후보는 한국당과 미래당 두 후보에게 표심이 갈릴 수 있게되어
역시 여권에 유리한 판이 짜지고 있다.
또한, 한국당이 서병수 현 시장으로 전략공천하자 한때 홍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던 이종혁 전 최고위원 역시 무소속 출마와 무소속 연대를 공식 천명하면서 무소속 연대가 현실화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있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안 시장보다 먼저 부산시의회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시대적·반개혁적 길을 걷다 망한 새누리당의 전철을 답습하는 한국당이 참 안타까울 뿐”이라며 “돈도 빽도 없이 좌절한 무명 신인 후보들과 함께 부산지역 16개 구·군을 중심으로 물밑 작업을 펼쳐 무소속 연대를 통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창원시와 부산시의 경우 부동층(기타, 없음, 모름 응답자) 비율이 35% 이상으로 아직까지 마음을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가 전체의 1/3 이상이어서 한국당 후보가 아니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부산시장과 바른미래당 이성권, 무소속 이종혁 예비후보가 보수 야권 부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놓고 충돌했다. 서병수 시장의 단일화 제안에 이성권, 이종혁 예비후보가 “서 시장과의 단일화는 없다”고 거부하면서 파열음이 생긴 것이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예비후보는 서 시장의 단일화 제안설을 일축하면서 “한국당은 청산의 대상이지,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 서 시장의 재임 기간 부산시청이 9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서 시장도 단일화가 아니라 사퇴해야 할 후보다”고 주장했다.
이종혁 예비후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경선을 요구할 때는 거부하다가 이제 와서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치가 코미디냐. 서 시장이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를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서 시장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에대해 서병수 시장은 만약 당 대 당 차원의 단일화 논의가 이뤄진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단일화 논의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시장 예비후보에게 열세인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보수층의 압박이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커질 수밖에 없어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바른미래당의 영남지역 지지율은 최근 한국갤럽 기준으로 12%(TK), 9%(PK)로 각각 30%, 18%인 한국당에 크게 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으로선 서병수(부산),김기현(울산), 김태호(경남) 후보가 각각 오거돈, 송철호, 김경수 등 민주당 후보와 경합 중인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에서 5~10%만 잠식해도 판세가 적지 않게 흔들리게 되는 바른미래당의 물귀신 작전으로 낙동강 전선 사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사진: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이 터진 이후 4월 14일부터 4월 16일까지 해당 지역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MBN 뉴스 화면 캡쳐>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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