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원의 사회칼럼

인천상륙작전 Operation Chromite, 2016

by 편집부 posted May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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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Operation Chromite, 2016

8 Operation Chromite, 2016.jpg
감독 : 이재한
주연 : 이정재(장학수), 이범수(림계진) 
       리암니슨(맥아더 장군) 진세연(한채선)
개봉 : 2016년

<인천상륙작전>의 주인공 장학수는 온통 먼지투성이를 한 얼굴로 주인공 ‘장학수’는 떨리는 음성으로 맥아더 장군의 질문에 답한다. 

“어머니를 지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뭘 하고 싶나.”
“잠을 푹 자고 싶습니다.”

단순함이 한편의 영화가 되고, 한편의 영화는 한 문장으로, 한 컷의 영상이 마음에 남게 된다. 장학수는 한 때 공산주의 신봉자였다. 이념이라는 틀에 갇혀 아버지의 죽음을 막지 못했기에 어머니를 지켜드리기 위해 그는 공산주의를 버리고 스스로 북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비밀 첩보원이 된다. 그를 공산주의로 만들었던 문장은 이것이다. 바로 레닌(Lenin, 1870 – 1924. 러시아)의 가르침이었다. “뿌리는 썩고 있는데 열매는 열리고 있는가.” 장학수의 손에 부르주아로 불리는 한 사람을 사살하라고 권총이 주어진다. 바로 그의 아버지였다. 어찌 할 줄 몰라 머뭇거리는 동안 그의 절친 이었던 친구가 권총을 빼앗아 장학수의 아버지를 죽인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외친다. ‘이념은 피보다 진하게 만든다.’ 바로 레닌의 주장이며 공산주의를 따르게 하는 사상이 되었다. 어떠한 사상도 부모를 죽여야 하는 사상이라면 반드시 무너져야 마땅하다.

우리 민족은 10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두 번의 큰 고통을 치러야 했다. 1910년에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한일합방으로 일제강점기의 치욕스런 삶을 살아야 했으며, 1950년에는 동족에게 총을 겨누어야 하는 한국전쟁인 6.25를 겪어야 했다. 전쟁 주범인 일본이 패망을 하자 그 불똥은 조국을 향해 번졌다. 38선을 경계로 해서 북은 러시아를 비롯한 공산주의가 지배하게 되었고 남한은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우방국에 지배받게 되었다. 일본으로 부터의 해방의 기쁨은 잠시 또 다른 남과 북이 분단되는 아픔이 시작된 것이다. 원래 전쟁은 다른 민족과 민족의 싸움이었다. 동족간의 싸움은 그렇게 잔인하지 않아야 한다. 원수질 일이 그렇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수 됨의 오해가 풀리게 될 수 있는 같은 형제요 자매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 민족은 남북의 헤어짐에 대한 아픔과 전쟁은 잠시 휴전인 상태이다.

남이든 북이든 최대 관심사는 통일이다. 그것을 지도자들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한 때 통일 대박론을 주장했던 지도자에게 묻고 싶었다. 영국에 있을 때 한 단체에서 실시하는 한국전쟁 기념식에 참석을 했을 때 마음이 석연치 않은 문구를 발견했다. 그것은 당시 대통령이 주장했던 통일 대박론에 관한 현수막이었다. 통일이 되는 것은 우리민족의 소망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목청 높여 부르며 통일의 당위성을 배운 세대이다. 그러나 통일을 대박사상으로 몰고 가는 것은 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이 느껴졌다. 결국 그런 사상은 남과 북의 더 멀어지게 만들었으며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170여 발의 포탄을 평화로운 섬마을 연평도 퍼부었다. 국내외에서는 다시 전쟁에 관한 흉흉한 예언을 하는 신접한 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교회 지도자들도 오염되어 그들을 강사로 거룩한 강단에 세워 거짓으로 물들게 했다. 한 신실하신 성도님께서 새벽 예배 후에 물었다. ‘목사님 한국에 전쟁이 일어나나요?’ 그 질문에는 북한의 도발을 비롯한 여러 건의 예언자들의 잘못된 예언에 대한 진의를 묻는 물음이었다. 실상을 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나는 단호하게 성도님에게 공포했다. ‘한국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에 안심을 하셨는지 성도님은 한국으로 귀국하여 지금은 일산 부근에서 행복하게 살고 계신다.  

우리민족은 왜 남과 북이 서로의 원수같이 살아야할까? 그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우방국들의 정책이었다. 통일이 되려면 미국이나 중국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비밀스런 사실이다.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자크 라캉’(Jacque Lacan, 1901-1981)은 주장하기를 인간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은 자기의 생각이 아니라 타인의 담론이라 했다. 그러니까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깊게 잠재되어 있는 통일에 관한 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이라는 소위 우방국들의 담론에 의한 것이다. 그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삼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우방국을 등에 업고 민족 간의 건널 수 없는 골을 더 깊게 만들어 갔다. 

통일은 한순간에 오는 대박사상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땀 흘려 가꾸어야 하는 눈물과 고통의 열매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장학수라는 인물을 통하여 우리가 통일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강대국들의 사상 논리 때문임이 느껴진다. 한국전쟁의 목적도 통일이었다. 역사를 딛고 갔던 위정자들은 통일을 외쳤다. 그러나 통일의 방법은 접근할 수 없는 사상으로 무장되었다. 어렸을 때만 해도 매일 아침 운동장에 모여 북한을 적으로 여겨야 하는 구호를 외쳐야 했다. 그렇게 성장했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그들의 머리에서 나온 통일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독재자를 처단하고 북한의 정권을 심판하여 무너뜨림으로 얻어지는 흡수통일관이었다. 그런 사상이 지배적이다 보니 조금만 북한을 향한 열린 마음이 있으면 좌파로 몰아 부치기도 했다. 

북한 지도자 역시 통일이 목적이었다. 다만 방법이 다를 뿐이었다. 그들이 주장했던 통일은 남한을 적화함으로서 하나 되는 통일이었다. 그 방법은 전쟁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이기에 백성들이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전쟁을 연습하는 일에 돈을 쏟아 붓는다. 이제 이 땅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온 국민의 간절한 희망이다. 북이 핵보유국이 되어 강대국을 위협할 만큼의 군사력이 있다할지라도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우리 민족이 보여 왔던 역사이다. 반만년 역사 이래 931번 외세로부터의 침입이 있었지만 우리는 한 번도 다른 민족을 공격한 적이 없다. 다만 우리민족끼리 전쟁을 한 역사는 있다. 그것은 우리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들에 의한 대리전쟁이었다. 이제 남북한 정상들이 손을 맞잡고 급진적인 통일을 향한 장애물들을 제거해 가기 시작했다. 분명한 사실은 전쟁도 나지 않을 뿐 아니라 통일도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선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여 마음을 열고 건널 수 없는 사상의 골을 조금씩 메워 가는 것이 우선이라 여겨진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잘사는 형제가 못사는 형제를, 철든 형제가 망나니 형제를 끌어 않는 것은 당연한 형으로서 할 일이라 여겨진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면, 주인공 장학수는 결국 어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한다. 시장에서 국밥을 파는 어머니를 먼발치에서 바라볼 뿐이다. 소비에트연방의 군사적 지원을 받아 기습 남침한 북한은 적화통일의 성공을 눈앞에서 확인하기 직전이었다. 1950년 6월 27일 미합중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한반도에 미군의 투입을 지시하고 맥아더를 유엔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하여 급파한다. 맥아더 앞에서 장학수, 그의 희생으로 인천상륙작전은 5000분의 1 확률을 깨고 성공하게 된다. 이제 더 이상은 이 땅에 남과 북의 대치 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집단이나 단체가 없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한 민족의 통일이 성큼 성큼 우리 눈에서 현실로 펼쳐질 것이다. 말이 통하는 민족, 그러면서 오랜 세월동안 다른 사상에 노출되다 보니 외적인 의사소통은 되는데 내적 사상이 달라진 민족이 되었다. 북한 이주민 동포들과 대화하다 보면 그런 것이 안타깝다. 너무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아버지를 죽여야 하고, 친구를 죽여야 하고, 가족에게 총을 겨눠야 하는 아픔은 한 세대로 끝날 것이 아니다. 우리를 갈라놓은 이념의 벽을 허물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두 민족으로 갈라놓게 하는 이념의 골을 조금씩 메꾸어 가는 것이다. 통일은 도래할 것이다. 그 통일이 가라앉는 배에 올라 함께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배를 완전하게 수리한 다음에 하나가 되어야 미래를 향해, 세계를 향해 대한민국의 배는 거침없는 항해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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