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는 지난 6월 9일 낙태죄 폐지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찬성 66.4%, 반대 33.6% 로 35년만에 낙태죄 폐지를 결정했다.
낙태죄 폐지 찬반으로 여성 여론 갈려
낙태죄를 폐지할지 판단하기 위한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을 앞두고 여성단체들이 낙태죄 때문에 여성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며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우리 형법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이 낙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시키면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검은 옷을 입은 500여명의 여성들이 운집해 현행 ‘낙태죄’ 관련, 헌법재판소에 위헌 결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개최했다. 2012년 헌재는 현행 낙태죄의 합헌결정을 내렸지만, 다시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있었고, 현재 이를 심리 중에 있다. 그러나 법무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지난달 헌재소의 공개변론 자리에서 낙태 여성을 두고 ‘성교는 하지만 그 결과인 임신과 출산은 원치 않는다’고까지 표현, 큰 파장을 야기하기도 했다.
국내 여성단체들의 연합체인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은 연일 "낙태죄를 폐지하고 모든 이들이 성적 권리와 삶의 권리, 임신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정의를 실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들은 "(낙태죄가 존치되면) 임신 과정과 임신중지 여부의 결정 과정에 책임이 있는 여러 당사자 중 다른 이들은 책임을 면하는 데 반해 여성만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낙태죄는 폭력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임신을 지속하도록 강제한다"고 지적하면서, "낙태죄는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생명권, 건강권을 명백히 침해하기 때문에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낙태 금지가 태아와 여성의 생명권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미 의학적, 사회적으로 증명됐다고 강조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낙태죄는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는 주장 하에 저지돼 왔지만 낙태의 금지는 태아의 생명권을 지키지 못하는 조치”라고 규탄했다.
반면, 건강과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의 김혜윤 대표는 " 낙태죄를 폐지하라는 집회에서 7주차 태아 크기와 같은 해바라기씨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했다. 태아는 생명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낙태가 불법인 나라가 낙태율 1위인데, 낙태가 합법화되면 하루에 죽는 태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우리 아이는 생명을 지녔으나 빛도 못 보고 죽게 된다"며 낙태합법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발언했다.
생명운동연합 김길수 사무총장은 "천하보다 귀한 것이 인간의 생명이다. 태아는 그냥 핏덩어리, 제거 해야할 암, 세포도 아닌 독립적 인간 생명체다. 이것은 가설이나 이론이 아니라 생명과학이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은 헌법의 생명존중 가치를 훼손하고, 법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오히려 여성에게 축복받을 눈치와 아기를 양육할 권리를 위협하고 국가와 남성이 책임을 묻게 할 근거를 제거하는 것이다. 낙태죄를 폐지한다고 여성의 권리가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며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며 태아를 살려달라”고 말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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