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판소리에 벨기에 관객들 '얼쑤'
판소리 <숙영낭자가>, 브뤼셀 한국문화원서 세계 최초 공연
프랑스어판 판소리 <숙영낭자가> 공연이 지난 6월 26일 저녁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원장 최영진)에서 열렸다.
연극인 에르베 페조디에가 부르는 구성진 프랑스어 판소리 가락에 관객들은 숨죽이고 귀 기울인다. 밀고 당기는 흥겨운 장단에 맞춰 한국어로 ‘얼쑤’,’좋다’ 추임새를 넣기도 한다. 이번에 개최된 판소리 <숙영낭자가>는, 한국 고전의 불어 번역에 앞장서 온 프랑스 연극인 에르베 페조디에(Herve Pejaudier) 씨와 한유미 씨 부부가 번역한 숙영낭자전을 토대로 새롭게 창작된 작품이다.
유럽 최고의 판소리 전문가들이 공개하는 프랑스어 판소리 작품으로 전 세계 초연이라는 점이 의미를 더한다. 판소리 숙영낭자가는 1940년 정노식이 편찬한 ‘조선창극사’에 판소리 열두 마당 중 하나로 소개 되었으나 전승이 끊긴 채 몇몇 명창들의 소리 일부만이 유성기 음원으로 전해져 왔다. 이후 박송희 명창(1927-2017)이 스승 박록주 명창에게서 배운 숙영 낭자가 후반부의 음악적 흐름에 맞춰 전반부의 소리를 완성하여 1995년 완창했다.
이날 소리꾼 페조디에 씨는 공연 내내 고전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묘사로 관객들을 깊이 빠져들게 했다. 선녀 숙영의 생사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돼 아름다운 숙영낭자가를 프랑스에 알리고자 작품 번역과 창작에 매진했다는 그다.
옆에서 장단을 맞추고 북을 치는 고수는 프랑스 출신 음악가 마튜 로쉬바르제(Matthieu Rauchvarger)가 맡았다. 파리 극단 시절 사물놀이를 접하면서 한국 전통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15년 이상 한국 전통음악, 특히 전통 타악을 배우고 파리 사물놀이패를 이끌기도 했다.
이날 130여 명의 관객들은 모두 함께 웃고 감탄하고 탄식하며 이야기의 호흡을 따라갔다. 판소리를 즐기고 감상할 줄 아는 현지 관객들이 늘어난 만큼, 한국 전통음악을 현지 예술가들이 새롭게 창작해 프랑스어로 공연함으로써 한국 고전의 멋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숙영낭자가> 공연은 브뤼셀 북문화원 메종 드라 크레아씨옹(Maison de la Creation) 과 케이 복스 페스티벌(K-VOX Festival) 협력으로 진행됐다.
<기사 자료 및 사진: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 제공>
벨기에 유로저널 신인숙 기자
eurojournal27@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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