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단체의 폭력 시위’를 반대한다
옛 동독지역인 작센주 켐니츠에서 30대 독일인이 지난달 26일 이라크, 시리아 출신 청년들에게 살해된 후 이 도시는 극우주의자들의 집결지가 됐다. 이들의 폭력 시위가 연달아 일어나고 시위 양상도 과격해지면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국민이 ‘난민 유입 반대, 외국인 추방’을 외치는 극우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다수 국민이 “국가가 우리를 보호할 수 없을 때 거리로 나와 우리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폭력 시위를 일삼는 극우 단체를 거세게 비판하며 이들의 행위를 외국인 혐오 폭동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공영방송 <체데에프>(ZDF)는 국민이 극우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ZDF에 의하면 응답자의 76%는 극우주의가 민주주의를 대단히 위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정당 지지자별 조사에서도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자를 제외하고 모두 높게 나왔다. 기민·기사 연합 지지자 78%, 사민당 지지자 91%, 자민당 지지자 75%, 좌파당 87%, 녹색당 90%가 극우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에 동의한 AfD 지지자는 34%에 그쳤다.
또한, 국민의 반 이상이 AfD는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fD가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여론조사기관 치베이(Civey)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약 57%는 AfD가 연방 헌법수호청에 감시를 받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동독지역 주민은 48%, 서독지역 주민은 66%가 이에 찬성했다.
그리고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국민이 많다는 극우 단체와 AfD의 주장과 달리, ‘난민 반대’를 반대하는 국민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1일 여론조사기관 칸타르 엠니트(Kantar Emnid)에 의하면 ‘무슬림 난민의 독일 이주를 원칙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는 73%, 찬성은 24%로 나타났다.
즉, 무슬림 난민의 독일 이주를 찬성한다는 여론이 더 우세한 것이다. 칸타르 엠니트는 무슬림 난민의 독일 이주를 반대하는 비율은 AfD 지지자에게서 가장 높았다(68%)고 밝혔다.
지난주 내내 켐니츠 거리에는 ‘증오는 영혼을 해친다’ ‘인종차별은 대안이 아니다’ ‘증오 대신에 동정을!’ ‘나치를 위한 자리는 없다’가 적힌 팻말을 든 시민들이 모여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AfD 지지자, 극우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에 대항했다.
SNS에서도 시민들은 외국인이나 난민을 혐오하기 시작하면 나중엔 우리 서로도 증오할 수 있다며 극우 단체들의 반인권적 언행과 폭력 시위를 비판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극우주의 반대 집회’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사진 출처: ZDF ONLINE
독일 유로저널 김신종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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