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가을 정계 재개, 마크롱 정부 산적한 개혁안 난항

프랑스 가을 정계 재개, 마크롱 정부 산적한 개혁안 난항

9월, 새롭게 시작된 마크롱 정부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니콜라 윌로 환경부 장관의 사임으로 인한 내각개편은 불가피하며 세금원천징수를 비롯한 경제 개혁안 추진에 따른 행정부의 능력에 대한 여론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니콜라 윌로 장관의 급작스러운 사임은 마크롱 정부에게 타격을 주었으며 성장률 둔화는 내년 예산안 추진 원동력을 상실시키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지 라 크르와는 알렸다.

무엇보다 니콜라 윌로 전 장관의 사임은 현 정부에게 큰 부담이다. 좌파 진영의 니콜라 윌로의 환경부 장관 임용은 마크롱 정부의 협치와 환경정책의 표상이기도 했다.

정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베날라 사건의 여파가 남은 상황에서 윌로 전 장관의 전격 사임은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8월 말 발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36%로 지난 4월 50% 비하면 현격한 감소다.

파리 씨앙스포 브뤼노 꼬트레 정치학 교수는 베날라 사건 이후 로스엔젤레스 영사관으로 측근인 소설가 필립 베손 임명에 이르기까지 마크롱 대통령은 소통의 어려움에 빠져 있으며 이러한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평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외부의 참여를 거부하고 불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라 크르와>

수직적 권력을 특징으로 하는 마크로니즘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임기 1년을 넘기는 동안 측근을 위주로 한 비전문가 임용이 잦아지고 시민단체와 노동조합과의 사회적 대화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정치권을 비롯해 여론의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마크롱 정부의 균형성에 대한 의문은 이미 제기되고 있었다. 올해 5월, 임기 1주년을 맞아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55%가 현 정부가 너무 권위적이고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불통의 정부로 평가되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오류를 연상시킨다고 꼬트레교수는 평했다.

또한 중도를 표방하며 좌우 양 진영과의 적절한 협치를 강조했던 마크롱 정부가 이념적 균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위와 같은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약 75%,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의 약 60%가 정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구매력 향상과 사회적 불평등 감소 그리고 보건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가을에 논의 될 개혁정책은 결정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년 예산안과 빈곤 퇴치안, 건강보험 및 실업 보험 그리고 연금개혁이 논쟁의 초점이다. 특히 가계 구매력 문제는 핵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프로그램을 작성했던 경제학자 쟝 피자니 페리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회 균형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 가을로 예정된 연금개혁은 마크롱 정부에게 시험장이 될 것이며 향후 개혁은 더 공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브뤼노 꼬트레 정치학자는 이번 가을이 마크롱 정부가 실적을 보여야 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평했다. 그는 구세대와 결별하고 불공정을 종결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실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Elabe와 Ifop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되는 문제는 경제다. 여론은 정치권의 변동보다는 경제 및 사회 정책으로 행정부의 효율성을 평가한다는 설명이 따른다.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urojournal18@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