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영국 런던 세인트 폴 성당에서 선보인 대형 비디오 영구 설치작업인 ‘순교자(흙·공기·불·물)’ 시리즈 중 하나인
‘물의 순교자’(Water
Martyr)를 2015년 국제갤러리에서 다시
선보였는데, 이것은 거꾸로 매달린
순교자의 위에서 폭포수처럼 물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빌 비올라, 물의 순교자(Water Martyr)의 한 장면, 비디오, 사운드 설치, 2014
물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순교자의 강직함은 더욱 견고해졌다. 물은 비올라의 작업에서
항상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그는 “순교자의 그리스
어원은 ‘증인’을 의미한다. 오늘날 매스미디어가
현대인들을 타인의 고통을 지켜보는 증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 순교자들의 모습을 보면 고통과 역경, 죽음을 극복하면서까지도 가치나 신념을 지키려는 인간의 희생적 능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7분 10초 분량의 '물의 순교자'를 포함한 대규모 영상 '순교자' 시리즈는 물, 불, 공기, 흙 등 우주의 4대 원소를 활용한 작품이다. 4개의 수직 스크린은 흙더미에 깔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불길에 휩싸이고, 물을 뒤집어쓰는 인간의 몸들을 비춘다.
빌 비올라, Martyrs (Earth, Air, Fire, Water), 2014
비올라의 영상에서 물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 작품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행동이나 의지, 인내력, 희생의 가치”라고 그는
설명했다.
빌 비올라의 모든 영상은 느린 동작이다. 하지만, 깊은 깊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성장하면서 많은 정보와 지식이 쌓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굉장히
커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운이 좋다면, 자신이 가진 이 프레임이 더욱 커져서 그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면서, 그는 자신의 마지막 숨을 거둘 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Bill Viola and USC Game Innovation Lab, The
Night Journey, 2007–2018
5. “부처도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했듯이 고통은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이다”
지극히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세계를 담아내는 빌 비올라의 예술세계는 특히 고속 촬영을
통한 슬로우 모션 기법을 사용하여 시간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느리게 조절하는 것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시간의 순서를 비틀어 우리가 기대하는 익숙한 의식의 흐름을 부수고 그 간극을
파고들어 충격을 준다.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함으로써
현실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를 사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빌 비올라는 195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서, 지난 40여년간 삶과 죽음이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주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죽음과 부활의 시적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특히 그는 부처도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했듯이 고통은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빌 비올라, 의식Observance, 비디오 10분 14초, 2002
뉴욕 출신으로 시러큐스대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일찍이 실험적인 뉴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70년대에
이탈리아의 비디오아트 스튜디오에서 기술 감독으로 일하면서 백남준, 브루스 나우만, 비토 아콘치 등과 교류하며 비디오 매체의 미적 가능성에 눈을 떴다.
빌 비올라의 사상적 배경에는 사실 기독교 뿐만 아니라 불교의 선사상, 이슬람의 수피교 등
동양의 정신적 전통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동서양을 초월한 감동을 전달한다.
빌 비올라, 상승 Emergence, 2002
3년간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그는 서양인이지만 동양에 관한 그의 사상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그의 작품
속에서는 물, 불, 바람과 같은 동양사상에서
비롯된 윤회설, 선사상 등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주제 등이 등장한다. 그의 이런 관심에서
비롯된 신선하고 신비로운 작품들은 동서양에서 동시에 주목을 받게 되었다.
빌 비올라, The Raft, 2004
빌 비올라, 내적 통로의 한 장면, 2013
한 예로, 작품 ‘내적 통로’는 한 남성이 화면에서 하얀 점으로 피어나 캘리포니아 남부 사막을 배경으로 느리게 계속 카메라 렌즈를 향해 걷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사막의 타벌릴 듯한 열기, 밤의 살을 에는 추위, 눈이 멀듯한 강렬한 햇볕, 그리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가늠할 수 없는 고립감에 직면한다.
사막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황홀함과 또한 외로움, 불안, 공포의 대조적인 감정을 느끼면서 그는 오히려 평온함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 그는 화면의 아주 가까운 곳에 도달한다.
스크린은 어두워지고, 갑자기 난데없이 개가 짖고, 어린 시절의 기억이 지나가며,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들이 무질서하게 화면에 펼쳐진다. 다시 이 모든 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화면이 바뀌면서 남자가 등을 보이다가 다시 멀리 걸어가면서 화면에서 사라진다.
한편 존 케이지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데이비드 튜더와 함께 활동하며 그는 음악에
대한 관심도 심화시킬 수 있었다.
빌 비올라는
제46회(1995), 52회 (200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관 대표작가로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휘트니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게티미술관, 모리미술관
등 전세계 주요미술관에서 개인전도 가졌다.
빌 비올라, 해변없는 바다, 2007 (2008년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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