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악과 불행의 평범성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여 명 학살을 주도했던 아이히만은 나치 친위대 장교였지만 히틀러의 `나의 투쟁`조차 읽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는 좋은 아빠이자 남편, 자신의 총으로 고양이 한 마리 죽일 줄 모르는 이웃이었다. 아이히만이 당연히 정신이상자일 것이라고 믿었던 정신과 의사들은 ‘그가 너무나 정상인 것을 보니 내 머리가 이상해질 지경’이라고 고백했다.”(매일경제, 2014. 8. 13)
1960년 아이히만이 체포되자, 미국 정치철학자 아렌트는 그의 재판 과정을 취재한 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집필했습니다. 이때 제시된 개념이 ‘악의 평범성’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특별한 악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1985년 당시 고문 피해자였던 한 전직 국회의원이 자신의 저서 <남영동>에서 ‘고문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묘사하고, 잔인한 살인자들의 지인들이 평소 모습과 다른 살인자들의 악행에 충격을 받는 일이 흔하듯, 사람들을 불행으로 이끄는 악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행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행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1971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교도관과 죄수로 나누어 실험을 했는데, 결론 역시 ‘누구나 악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성경은 위와 같이 사망을 가져온 죄를 모든 사람이 지음으로 사망의 불행 역시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세상에 죄 짓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는 말처럼, 세상에 죄가 들어온 후 모두가 죄를 짓는 죄인이 되었고, 그로 인해 모두가 불행을 맛보게 된 것입니다. 즉, 타락한 인류에게 죄는 평범한 것이 되었고, 죄로 인한 불행 역시 평범한 것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선을 추구하지만 범죄가 만연하고, 행복을 추구하지만 불행이 만연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불행을 초래하는 죄를 해결해야만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제임스강_행복신앙연구소 소장 www.blessingofgo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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