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준비해서 보내주신 마른 반찬, 김, 과자, 친구들이 보내준 한국음악이 담긴 CD와 한국 소설책들, 여름 옷들..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포는 도착하지 않고, 우체국 문턱이 닳도록 왔다갔다 해봐도 소포의 행방을 찾을 수 없고. 프랑스에서 체류를 했던 사람들이라면, 혹은 하고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보내온 소포가 묘연히 사라져서 발을 동동 구르다 찾기를 포기했을 즈음, 곰팡이가 가득낀 채 한국 집으로 떡하니 반송되기도 한다. 엄마의 손맛과 친구들의 우정이 담긴 한국의 소포는 받아도 받아도 지겹지 않지만, 올때마다 문제가 생긴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뭐 먹고 싶어? 뭐 필요한 거 없어? 보내줄께”라는 엄마의 따뜻한 말에, 친구들의 고마운 말에 손사래를 치며 사양하기에 급급하다.
소포로 애타우는 일은 적어도 한국인에게만 적용되었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몇달 전 우체국에 의해 개설되었던 씨티씨모(Cityssimo)가 몇개의 도시에서 시범운영을 거친 후 성공적인 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씨티씨모는 도시에 상관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주일 내내 우체국 소포를 찾을 수 있는 간이우체국의 새로운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소포회수에 관한 업무만 이뤄진다.
인터넷(www.cityssimo.fr)에서 무료가입을 한 후,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날아온 가입번호와 비밀번호를 할당받은 사람은 누구나 씨티씨모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개인번호는 각자가 선택한 지역의 간이우체국에 설치되어 있는 전자보관함을 사용할 때 쓰이며, 개인의 소포는 이 전자보관함에서 꺼내갈 수 있게된다.
파리에는 이미 16군데의 간이우체국이 설치되어 있으며, 일드프랑스 지역에는 약 5군데에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쌩 제르망 앙 라이(Saint-Germain-en-Laye, 78)는 이미 지난달 27일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라데팡스(La Defense, 92)는 조만간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소포는 도착통지가 발부된지 약 5일간 간이우체국에 보관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가정으로 배달된다. 가정으로 배달되었다가 받는이의 부재나 잘못된 주소표기 등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소포는 현재까지와 마찬가지로 주소에서 제일 가까운 우체국에 약 7일~15일간 보관되었다가 반송된다.
씨티씨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www.cityssimo.fr 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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