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전 국민 소득과 세금 공개의 날
핀란드의 전 국민 소득 공개가 이번에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핀란드는 매년 11월 1일 국세청 건물 안에서 550만 명 전 국민의 1년 간 총소득과 세금 납부 내역을 공개한다. 올해도 헬싱키의 국세청 건물 앞은 이 발표를 지켜보려는 자국 언론 기자는 물론 외신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 핀란드 정부가 발표한 핀란드 최고 부자는 모바일 게임업체 '수퍼셀(Supercell)'의 창립자 겸 CEO인 일카 파나넨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2017년 한 해 동안 6525만 유로(약 840억 원)를 벌었다. 핀란드 국세청의 발표 이후 전 세계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발표 내용 보다도 핀란드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한 논평이 눈에 띠었다.
미국의 격월간지 포린폴리시는 "세금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세금에 기반해 복지 시스템을 운영하는 핀란드 국가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모든 국민들의 수입을 이 정도로 투명하게 관리한다면 공직자나 기업인이나 거기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또 프랑스의 르몽드도 "핀란드 복지의 근간이 투명성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매년 반복되는 핀란드의 이 같은 풍경을 '국가적 질투의 날'이라고 묘사했다. 핀란드의 이런 전 국민 총소득과 세금 공개는 19세기부터 시작됐다. 빈곤층에 대한 세금 면제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했고, 1950년대 현재와 같은 절차가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핀란드 국민들 사이에서 모두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다. 핀란드의 청렴도를 대변하는 자랑거리라고 보는 견해가 있지만, 일부에서는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이고, 또 가까운 사람들끼리도 시기심을 유발한다고 회의적으로 보기도 한다.
노르딕 유로저널 이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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