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낙태 제한법 개정에 '분노 폭발'
'정치 거래 희생물' 여론 속 전국으로 시위 확산
여성 인권이 세계 최고 수준인 노르웨이에서도 낙태 문제만은 아직 여성의 입장이 반영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현재 노르웨이 전국이 낙태 제한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들끓고 있다.
지난 17일 수도 오슬로를 비롯한 전국 14개 도시에서 시작된 노르웨이 여성들의 낙태 제한 반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될 뿐 아니라, 노르웨이 의회가 낙태 제한법 폐기를 결의할 때까지 무기한 이어질 전망이다.
보수성향의 기민당은 임신 12주 이후의 낙태를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현 집권 여당인 보수당이 이에 동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낙태 제한을 규정한 법안의 국회 논의를 제시했다. 소수 여당을 이루고 있는 보수당이 기민당의 편을 들어 낙태 제한법을 개정한 후 기민당과 연정을 이뤄 다음 총선까지 안정적인 의회 구성을 이루려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다른 야당과 여성계가 '솔베르그 총리의 정치 술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낙태 문제를 정치적인 거래의 희생물로 내놓았다는 문제 제기다.
중대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키고 정치 거래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솔베르그 총리는 낙태 제한법 검토가 결코 정치 거래를 위한 것일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종교계를 중심으로 솔베르그의 의도에 동의하는 목소리를 내주자 솔베르그는 "이것은 도덕의 문제고 생명의 문제"라며 법 개정의 강한 의지는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여론은 솔베르그의 편이 아닌 듯하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68퍼센트의 응답자가 낙태법 개정에 반대했고, 지지자는 16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
노르딕 유로저널 이석원 기자
eurojournal18@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