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사실상 무정부 상태 해 넘길 듯
2차례 총리 인준투표 부결되고, 새로운 총리 후보자도 없어
지명한 후보 4차례 부결되면 사상 첫 총선거 재실시
스웨덴의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상황에서 내년 초 총선거의 재선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의회는 지난 14일 또 다시 총리 인준투표가 부결됐다.
사민당 소속 스테판 뢰벤 현 총리는 의회 총리 인준투표에서 전체 349명 의원 중 116표의 찬성을 받는데 그쳤다. 반대 200표, 기권 28표로 인준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5명의 의원은 아예 투표에 불참했다.
투표 전 이미 중앙당과 자유당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을 예상한 뢰벤은 의회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브뤼셀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에 참석했다.
또 지난달 14일 보수당 소속인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투표에 이어 또다시 총리인준 투표가 부결되면서 스웨덴 역사상 처음으로 차기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총선거를 다시 치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스웨덴 의회가 총선거를 실시한지 석달을 훨씬 넘기고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초 총선거 재실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스웨덴 국회의사당. (사진 = 이석원)
앞서 중도 좌파 성향인 뢰벤 총리는 기존에 연립여당에 참여한 좌파당과 녹색당에다가 중도 우파 성향인 중앙당 및 자유당과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중앙당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뢰벤 총리는 사민당과 녹색당만으로 소수 정부를 구성하기로 하고 이날 의회 인준안을 놓고 표결을 했으나 결국 과반 의원의 반대에 부딪혀 재집권에 성공하지 못했다.
스웨덴이 이처럼 차기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지난 9월 총선 결과 뢰벤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사민당+좌파당+녹색당)이 144석, 중도우파 성향의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중앙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143석을 얻는 데 그쳐 양쪽 진영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두 진영은 지난 총선에서 62석을 얻어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성향의 스웨덴민주당과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아예 배제했고, 이로 인해 연정 구성 시도가 잇따라 좌절됐다.
안드레아스 놀런 스웨덴의회 의장은 아직 두 차례 더 차기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인준투표를 할 수 있으나 앞으로 남은 두 번 모두 부결되면 총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
노르딕 유로저널 이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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